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읽었던 그림형제 동화와 민담이 우리 영혼을 달래주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다. 상처받아 피가 흐르는 어린 영혼에게 약을 발라주고 붕대로 감싸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읽게 된 하인즈 피터 로어는 순식간에 읽히지만 빨리 읽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며 천천히 음미하듯이 읽었다. 그림형제 동화에 나오는 '거위치기 소녀'를 심리학으로 풀고 중간중간에 삽입된 임상치료 사례를 넣어 이해하기 쉽게 해 주었다. 

이야기는 세상의 마마걸과 마마보이, 파파걸과 파파보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 역시 그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엄마이면서 딸인 것이고.

결혼하는 딸에게 엄마인 왕비는 결혼예물을 바리바리 싸서 보낸다. 물론 시녀와 함께 보낸다. 하지만 시녀는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고 자신이 공주가 된다. 물론 나중에 들키게 되지만.  

딸을 사랑하는 왕비는 그녀의 그림자로 시녀를 딸려보내게 된다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하게 되지만 의미가 있다. 우리는 아름답게 자라고 나에게 독립하려는 딸과 아들을 시샘하지 않는가. 80세 어머니에게 60살 된 아들은 아직도 어린아이로만 보이니까. 우리는 그들이 자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나만 그런가?

이야기는 의존성 성격장애인 거위치기 소녀와 자기애적 성격장애인 시녀를 대비시켜 둘이 현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섞어놓았다. 의존성 성격장애자는 부모에 의해 그렇게 되고, 마찬가지로 자기애적 성격장애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들의 부모는 자녀를 감정을 악용하고 이용하고 착취한다고 말한다. 어려서 말 잘듣고 착한 아이가 커서 독립할 시기가 되었을 때도 그들의 부모는 그들을 놓아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 역시 그들의 부모에게 똑같은 일을 겪어서 그들은 자녀들을 놓아주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알고자 하지도 않고 알게 되었을 때는 부인을 하게 된다.

진실은 메두사와 같다. 진실을 보는 순간 그들의 몸은 돌로 변하고 심장은 멈추어버린다. 진실은 고통스럽고 진실을 왜곡되고 진실은 거부당한다. 진실을 마주치는 것보다는 피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안다. 그리고 피하면 그것은 반복되어 생활 속에 마주치게 된다. 

부모가 가지고 있는 권력에 자식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사랑은 선물이다. 선물은 댓가를 치뤄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라서 주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부모가 최선을 다해 자식을 위해 희생을 했을 경우 자식은 그들을 위해 자신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부모의 희생은 자신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옭아매어 살을 파고 드는 밧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들은 모든 것을 희생한다. 착한 아이라는 것은 그들의 영혼을 파괴시키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알게 되었을 때도 그들은 분노할 줄 모른다. 분노의 힘조차 없어지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종당하고 이용당하고 이용하고 조종하는 것을 중단하게 하는 것. 자신의 상처를 보게하고 자가치유하게 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보여주어 보이지 않는 올가미가 저절로 풀어지게 만들게 하는 책이었다. 

책의 마지막은 용서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 책에서 용서는 그냥 용서가 아니다. 용서는 타협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자신을 분석하고 인간을 이해하고 그리고 증오를 거친 다음에 나오는 용서만이 진정한 용서라고 말한다. 적당한 용서는 불씨를 간직하고 있어서 다시 불길이 치솟아 오르기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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