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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뭐라고 - 깨달음이 도대체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거죠?
고이데 요코 지음, 정현옥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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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뭐라고?

어린이 불자 시절을 거쳐 청년 불자가 된 지금 평생을 두고 깨달음은 내 인생의 화두이다.

나에게 깨달음하면 뭔가 어렵고, 나 같은 사람은 이룰 수 없는 경지 같지만, 꼭 깨닫고 싶은 뭔가 복합적이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다. 그런 깨달음에 대해 여섯 스님이 명쾌하고 쉽게 알려주시는 이 책은

1장 하나로 연결된 세상 즐기기

2장 꿈이었음을 깨달았다면 꿈을 즐겨라

3장 평온함 속에서 현재 살아가기

4장 매 순간 비우면서 살아가는 진흙 부처 이야기

5장 죽음이 끝이 아닌 스토리로 살아가기

6장 꽁꽁 얼어붙은 나를 녹여 주는 부처의 목소리

로 구성되며 작가인 고이데가 스님을 만나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작가가 평소 궁금했던 깨달음에 관해 질문을 하면 스님이 대답해 주시는 것으로 우리로 치면 즉문 즉설과 같은 내용의 구성이라 유튜브를 보는 것처럼 잘 읽혔다

모두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6번째 나를 녹여주는 부처의 목소리로 오미네 아키라라는 스님과 나눈 대화 부분이다. 오미네 아키라 스님은 교토대학원에서 문학 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정토진종교학 연구소 소장 등을 하신 분이다

이분은

진실된 말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깨달음이며 육체에 대한 집착이 불안의 근원이니 육체만이 내가 아니라 그 이후까지 보아야 한다, 나를 초월한 믿음이 내 안에서 일어나고 죽음에 대한 공포는 진리와 대면하는 길이다 라고 하시며

무엇을 위해 여기에 왔을까, 무엇 때문에 태어났을까, 여기는 어디인가, 현재를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죽음이란 어떤 상태일까에 대한 의문을 가져 보아야 된다고 하셨다.

다른 질문들도 몇 번 고민을 해 봤지만 답을 찾지 못했는데 무엇 때문에 태어났을까라는 물음에 나는 몇 년 전에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고 답을 찾았던 것이 기억났다.

20대에 막 들어선 나는 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는 왜 태어났는가, 무엇을 위해 내가 사는가?’ 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었다.

그러다 나를 위해 평생을 기도해 주신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다. 교육과 양육에 무관심했던 부모님 대신 나를 이끌어주시고 부처님 법을 알려 주시고 바른 가르침을 심어 주려고 하신 우리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돌아가실까봐 겁이 났던 나는 그런 할머니를 위해 살자 라고 다짐했다.

그럼 할머니를 위해 어떻게 살지? 한참을 고민하면서 방황하다 문득 할머니의 기도 내용이 생각났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우리 지현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게 해주세요

그리고 깨달았다. !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진짜 할머니를 위해 사는 일이구나.

그때부터 내 삶에 집중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스님은 우리가 번뇌를 인정했을 때 자비를 얻으며 깨달음은 그냥 범부와 깨닫지 못한 범부가 있는데 방황이 방황 위에 선 범부, 방황이 깨달음 위에 선 범부 두 종류가 있다며 우리는 범부더라도 어떤 범부가 될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나는 번뇌란 무조건 나쁜 것 이라고 생각하고 번뇌가 생길 때 마다 무작정 번뇌를 없애려고 했는데 번뇌를 어떻게 다스려야 되는지 알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니 깨달음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쉬운 것임을 알게 되었고 주변의 모든 것이 깨달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누가 내게 깨달음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온 우주이자 나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법구경 깨달음 편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바른 지혜로 깨달음을 얻어 절대 평화에 이른 사람은 마음이 잔잔하게 가라앉고 말과 행동도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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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 - 젊은 철학도와 떠돌이 개 보바가 함께 한 14년
디르크 그로서 지음, 추미란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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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받고 제목을 보았을 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나도 개를 두 마리나 키우고 있고 책을 받은 그 때에도 네 개의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그들도 ? 우리에게 답이 있다고?’ 라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 개가 정말 답을 알고 있을까? 답을 알고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알려주는 걸까? 그런 막연한 기대감으로 책의 첫 장을 넘겼다.

화자는 보바라는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 보바는 한 살 반이었고 여러 번 파양 당한 기억이 있고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채로 화자의 집으로 왔다. 화자는 그 전에 강아지를 키워 본 적이 없었고 보바는 화자의 첫 강아지였다.

화자는  불교에 관심이 많고 명상에도 관심이 많은 철학도였는데, 보바를 통해 책이나 명상이 아닌 보바의 몸짓, 생각, 눈빛, 행동에서 많은 배움을 얻고 보바를 네발 달린 스승이라고 부른다.

보바의 많은 가르침 중 내가 가장 와 닿았던 가르침은 보바는 자책하지 않으며 계획이 없고 온전함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예전부터 나에 대한 자책이 심했었다. 그것이 나를 갉아 먹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일이 나로 하여금 일어난 일이며 잘못이라고 여겼었다. 그리고 하루하루 철저한 계획으로 살며 계획한 일이 틀어지면 쉽게 짜증을 냈고 다시 계획을 세워 흐트러짐이 없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그 삶은 나를 너무 옥죄었다. 숨 쉴 틈이 없었고 잘 하고 있는지 끈임 없는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우리 럭키나 초키를 봐도 엄마와 있으면 있는 대로, 친구와 있으면 있는 대로 즐겁고 그 자체를 즐기는데 나는 그동안 왜 그렇게 계획에 집착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또 나는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고 내가 온전히 인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런 생각들은 내게 불면증을 안겨 주고 마음의 불안감을 가져다주었다. 보바를 보고 앞으로는 스스로를 너무 가두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가르침은 나 자신에게도 친절하자.’이다. 보바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았으며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부랑자든 할머니든 마약을 한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친절했지만 자기 자신에게 특히 더 친절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주변에 내가 어떻게 비추어질지 걱정하고 신경 쓰면서 주변사람들에게는 친절했지만 나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했다. 정해 놓은 선을 넘을까봐,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봐 불안과 걱정을 바리바리 이고 살았다. 그런 내게 보바의 가르침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바는 슬픔이 올 때나 기쁨이 올 때 편견 없이 정직하게 받아들일 줄 안다는 것이다. 슬픔이 찾아오면 슬픔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깊게 이해하고 애도하는 보바의 모습에서 존경심이 느껴졌다.

이 책은 나에게 가르침이, 불교가 경전 속에 있거나 어려운 게송 속에 있거나 깊은 명상 속에 있지 않고 내 곁에 항상 함께 있음을 알려 주었다.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강아지의 행동이 모두 다 내게 가르침이었음을 일깨워 주었다.

화자는 보바를 통해 세상을 배웠다. 나도 보바를 통해 세상을 배웠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집 강아지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려 한다.

이 땅의 모든 네발 달린 스승님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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