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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묻고 답하다 - 세상을 읽는 119개의 키워드, 노교수의 핵심 강의 노트
니시베 스스무 지음, 정경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아닌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되어야 한다고 이 책의 저자 니시베 스스무는 <학문, 묻고 답하다>의 서두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실 사회의 중심에는 스페셜리스트가 우뚝 서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는 현대의 전문주의를 비판한다. 그리고 제너럴리스트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알려 진정한 제너럴리스트의 부활에 힘이 되고자 이 책을 집필했음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란, 어떤 대상의 여러 측면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전체적 윤곽, 전체상을 파악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들의 진정한 부활을 꿈꾸고 스페셜리스트의 확산을 걱정하는 것은, 스페셜리스트 자체를 부정한다는 말이 아니다. 특정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언제나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여기에서 그들이 너무 자기 분야에만 몰두한 나머지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고 외면하는 현상을 염려하고 경계하는 것이다. 진정한 제너럴리스트라면, 자신의 영역을 전체의 영역 속에서 파악하고 생각해야 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생각하고 있었다.
니시베 스스무는 세상을 읽는 119개의 키워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있다. 이 119개의 키워드는 총 8부의 목차로 나누어 제시된다. 각각은 ‘1 정치를 묻는다.’, ‘2 국제관계를 내다본다.’, ‘3 도덕을 배운다.’, ‘4 사교를 이해한다.’, ‘5 삶을 고찰한다.’, ‘6 역사를 돌아본다.’, ‘7 철학을 생각한다.’, ‘8 실리를 헤아린다.’ 이다. 이들 목차 속에 나열되어 있는 각각의 키워드는 그리 어려운 것들은 아니다. 정치가 무엇이냐고, 자유가 무엇이냐고, 내셔널리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머릿속에 그 개념에 대한 그림은 그려지지만 그들을 시원하게 정리하여 말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이들 키워드를 전체적인 상 안에서 정리해주고 있었다. 보통의 대중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개념을 먼저 제시하고 자신이 해석하고 있는 풀이를 제시하여 차례로 보여준다. 그리고 개념 설명에 필요한 영어와 라틴어의 풀이와 어원, 유래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가 번역한 단어 하나하나를 옆에 따로 실어두고 있어 보는 데 더 도움이 되기도 했다.
일본인 저자답게 니시베 스스무는 119개의 키워드 중 일부를 일본의 현실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었다. 일본의 현실 세계에 대해서 잘못된 점은 따끔하게 지적을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애정을 담아 표현하기도 한다. 그는 개념 설명을 함과 동시에 현실의 잘못을 지적하고 앞으로의 희망을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걸어야 할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서, 이 책의 저자, 니시베 스스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각각 전혀 다른 분야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어느 것 하나에도 얕은 지식을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의 비판을 읽고 있노라면, 그의 논리에 놀라게 된다. 너무나 명쾌하게 설명된 개념들을 보면서 그야말로 니시베 스스무는 진정한 이 시대의 제너럴리스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이지메 bullying : 전후 민주주의와 평등주의가 이지메를 낳은 원흉이다.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약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격차’ 구조를 인정하되 그 격차를 차별에 이르게 해서는 안 되며 더욱이 그 약자가 다른 격차구조에서는 강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지메는 인간 능력에 관한 격차를 단일 기준으로 측정하려는 태도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단일 기준으로 인간을 서열화하려는 것은 인간성 자체에 대한 이지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