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인 뮤지엄 - 도슨트 한이준과 떠나는 명화 그리고 미술관 산책
한이준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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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슨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좋은 전시회와 도슨트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기가 태어나고 한 번도 못 가서 아쉬움만 가득하다. 대전에서 열렸던 이건희 컬렉션도 예매했다가 결국 취소해서 매우 아쉬웠다. 
여유 있는 시간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미술작품을 감상했던 게 언제였더라?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기억나지 않는 저 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전시회의 갈증을 쌓여만 갔고, 전시회 광고만 봐도 설레었지만 갈 수 없음에 좌절감도 같이 커졌다. ‘전시회를 갈 수 없다면 미술작품이라도 감상하자!’는 마음으로 책을 통해서라도 그 갈증에 단비를 뿌리고 싶었다. <홀리데이 인 뮤지엄>의 목차를 보니 유명 도슨트의 해설이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었다. 

미술작품에 대한 식견이 짧은 편이라 알고 있는 화가들은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화가들만 조금 알고 있다. 지식과 식견이 짧다 보니, 작품을 보고 느끼는 바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물론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꼭 깊이 있는 해설이나 보는 눈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림 속에 숨어있는 것들을 속속들이 찾아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감상이 될 거라 생각한다. <홀리데이 인 뮤지엄>은 미술감상 초보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는 선에서 조근조근 상세히 설명해 준다. 차분하게 그림의 해설과 숨겨진 이야기를 읽다 보니 미술관은 아니지만 훌륭한 개인 도슨트를 만난 듯하여 기쁘기까지 했다. 더욱 좋았던 점은 그동안 잘 몰랐던 한국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이다. 잘 몰라서 못 본 작품들의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화가들의 작품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깨알같이 제공되는 미술관 정보를 보며, 나도 언젠가 저 미술관들을 누빌 수 있기를 소망했다. 두껍지만 쫙쫙 펴지는 책을 쭉 펼쳐놓고 그림 감상과 함께 도슨트의 해설을 읽으니 정말 책 제목처럼 휴일 전시회에 온 느낌이 들어 행복했다. 커다란 작품들을 내 눈에 가득 담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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