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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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의 집에 들어오기 전 평생을 아파트에서 살아왔었다.

지금은 제주에서 1년 살기 중이라 앞마당이 있고 잔디가 있는, 주변에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작물들이 자라고 있는 조용한 시골마을 타운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를 벗어난 주거 형태는 처음이라, 이사하기 전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막상 살아보니 참으로 좋은 점이 많다.

우선 시도 때도 없이 아이가 집에서 뛰어놀 수 있고 마음껏 소리도 지른다. 세탁기, 청소기, 피아노는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마당에서 아이와 앉아서 곤충과 식물을 관찰할 때면 마당이 있는 집에 대한 고마움과 새삼스러운 행복을 느낀다.

잠깐 살아본 타운하우스에 대한 만족도가 불편함보다 높은 편이라 앞으로의 주거 형태로 주택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택과 자연이 어우러진 집에서 사는 건 어떨까? 내가 겪은 짧은 시간보다 더 길게 주택에서 살아 본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또 그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그렇게 접하게 된 <집이라는 모험>의 책.

저자는 아이 셋과 함께 12년 동안 주택에서 살아가며, 생활의 많은 단면들을 책에 담아내었다.

내가 꿈꾸던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는 삶도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이상과 현실의 차이도 느낄 수 있었다. 

살아보기 전까지는 느껴볼 수 없는 불편함에 놀라기도 했다.

단열이 잘 되어있지 않은 주택의 추위는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도 느끼지만 도시에서 손쉽게 시킬 수 있는 배송들의 한계도 생각보다 컸다. 시골에 녹아들어가 산다는 것은 동네사람들과도 잘 지내며 살아가야는데 막연하게 걱정했던 텃세도 일부 존재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불편함이 주택에서 사는 생활 속에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이런 것들을 알게 된 지금도 나는 자연 속에 있는 주택을 택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생길 무렵, 내가 가진 않을 길일지 모르지만 자연 속에서 크는 아이들의 성장이 놀랍도록 부러웠다. 자연을 벗 삼아 자라는 게 어떤 건지 여실히 모여주는 삶. 책 속 삼남매는 도시의 다른 아이와 비교할 수 없는 자양분과 낭만, 그리고 추억을 가지고 커나간 것 같다.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주택에서의 삶.

생각보다 심하게 녹녹치 않음을 깨달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선택이자 삶의 도전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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