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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 여행을 생활 같이, 생활을 여행 같이
배지영 지음 / 시공사 / 2021년 5월
평점 :
육아와 일에 지친 남편과 나는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급하게 계획 세웠다.
하지만 급하게 세운 일정인 만큼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 다른 특별한 이유나 계획이 없었다.
그렇게 제주도로 떠나는 일정 전날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떠밀려 오듯 한 달 살이를 시작했다.
제주도로 위치만 옮겨져왔지, 별말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오히려 집보다 힘들기만 한 하루를 보냈다.
그 하루의 끝에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제주도 한 달 살기만 생각했지 국내 타 도시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었다.
책에는 다양한 도시에서의 한 달 살기가 나왔는데, 우리나라에도 이토록 매력적인 도시가 많이 있었나 새삼 놀라게 되었다.
내가 제주도로 떠나오기 전에 읽었더라면 타 도시도 고려해 봤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았지만, 책 속에 제주도 한 달 살이를 끝마친 사람들을 참고하여 나의 한 달 살기 역시 의미 있게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였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느낀 한 달 살기의 의미는 자신과의 만남인 것 같다.
잃어버린 나를 찾거나, 인생을 좀 더 의미 있게 채우기 위한 한 달 동안의 새로운 ‘스위치 오프’.
일상을 벗어나 낯선 환경에서의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전환의 의미는 상당 부분 채워지는 것 같다.
책에는 거기에 좀 더 의미를 더해 자신만의 한 달 살기 색을 찾아가는 10인의 이야기가 잘 녹아 있었다.
그렇다면 나의 한 달 살기는 어떤 색으로 채워질까?
생각할 시간 없이 육아로 일상을 살아내기 빠듯한 삶에서, 아이와 좀 더 깊은 교감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틈틈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 그동안 지쳐 진절머리 났던 일상의 소중함도 되찾고 싶다.
예민하고 쉽게 지치는 나의 마음에 숭숭 구멍이 나 바람이 쉽게 드나드는 제주도 돌담 같은 여유가 스며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