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뭐 그래! 즐거운 책방 4
문정옥 지음, 신민재 그림 / 다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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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불러오는 친근한 캐릭터

어른이 뭐 그래

 

명나라 때 사상가이며 문학가인 이지는 분서에서 동심은 진심(眞心)이며 초심(初心)이며 본심(本心)”이라고 동심설을 기술하고 있다. 또 그는 당시의 도학자들을 겉으로는 도를 말하나 속으로는 부귀를 바라며, 유학자의 고상한 옷을 걸쳤다.”고 비난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마음의 고향인 동심설에 견주면 당시 도학자들은 요즘 어른들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보살핌으로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끊임없이 잔소리하고, 비교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어른들의 바른 안내는 필요하다. 하지만 잔소리 듣는 걸 좋아하고, 비교당하는 걸 반기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과잉 잔소리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자칫 아이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되짚어보길 바란다.

 

문정옥의 어른이 뭐 그래는 주위에서 본 듯한 친근한 주인공 석기를 등장시켜 아이다운 진심을 알아가게 한다. 석기는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의 캐릭터이다. 일부러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사고뭉치가 되어 인정받지 못하고 형과 비교 당한다. 그런 석기가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어른이 뭐 그래? 나도 이제 엄마 말, 안 들을 거야!”(p.13.)

 

비슷한 처지의 독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한 듯한 선언이다. 아이가 말썽꾸러기라고? 사고뭉치라고? 신경 쓸 일 없이 잘 자라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자라는 아이라서 그렇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잔소리 폭탄을 날리는 어른들이 있다면 석기의 외침에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석기 엄마처럼 제발 엄마 체면 좀 살려줘라’(p.12.) 라고 아이에게 주문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우리 주위에 많은 석기들이 있을 것이다. 사고뭉치 신세가 되었지만 그것을 건강한 동심으로 극복했기에 마음 그릇이 크게 자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석기를 무조건 응원하는 이모 할머니의 역할도 이 시대에 필요하다.

읽는 재미에 빠져 속도를 내다보면 어느 순간, 사고뭉치 석기가 한 뼘 마음의 키가 자라 있음을 발견하고 미소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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