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88
박혜선 지음, 이윤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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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있는 현실적 동심 아이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가족관계는 아동 성장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 단계로 아동문학에서 많이 다뤄지는 소재이다. 그래서 자칫 익숙한 설정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가 눈길을 끈다. 다소 직설적인 제목이지만 모두가 라고 할 때 혼자 아니오라고 하는 개성이 보이는 듯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직장을 다니던 엄마가 명퇴하여 낮에도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집안일을 도맡아 해온 할머니의 역할로 부엌조차 차지하지 못하는 가벼운 존재인 엄마! 우울증이 온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야기는 매사에 모범적인 종현이의 아이다운 이해로 활기를 띈다.

 

할 일이 없으니 별 병이 걸리지.’(p.16.)

 

할머니의 혼잣말을 들은 종현이는 엄마의 우울증이 자신의 탓이라고 이해한다. 같은 반 말썽꾸러기 안하람 엄마는 안하람 때문에 학교에 오거나 불려오는 경우가 잦아 아플 시간 없이 바쁘다. 종현이는 자신도 안하람처럼 되기로 결심한다.

아동의 현실적 동심의 발현이다. 아이들이라고 지고지순한 원형적 동심만 지니고 있지는 않다. 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도 기쁨, 슬픔, 괴로움 등 다양한 감정을 겪으며 지낸다.

종현이의 계획은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범적 생활이 몸에 배어서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안하람처럼 좌충우돌하다가 결국 엄마가 학교에 불려오게 한다. 성공이다! 걱정하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종현이는 목표달성에 대한 흐뭇함으로 웃음을 참느라 힘들다. 그 뒤로 엄마는 문화센터 시창작반에 등록하고 삶의 의지를 다진다.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어른들이 조력자로 해결해가는 서사라면 새로울 것이 없을 텐데, 아이다운 눈높이로 할머니의 말을 이해하고, 아이답게 해결하려고 하는 점이 흥미롭다.

 

그런 말이 어딨어. ‘, 알겠습니다.’ 해야지.”

전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약속해 놓고 못 지키면 거짓말쟁이가 됩니다.”(p.24.)

 

선생님과 대화에서 볼 수 있는 안하람 캐릭터이다. 말썽쟁이지만 아이다운 면을 리얼하게 보여주어 친근하다. 이 작품은 적절한 유머코드를 넣어 읽는 재미를 주면서, 가슴 찡한 감동도 선사한다. 또 생동감 있는 현실적 동심 아이의 등장은 건강한 가족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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