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껴안기 - 황창연 신부의 행복공감 에세이
황창연 지음 / 홍익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내 삶을 껴안을 수 있어야 타인도 안아줄 수 있다는 생각>


지금 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콕콕 집어 정리한 책

쉴틈도 없이 한번에 읽어 내려간 책입니다. 


12년 정도 조직 생활을 하고 지금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부님이 써 내려간 한글자 한글자를 더 깊이 공감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생이나 조카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책이 담겨져 있습니다. 

기본적인 정의, 그리고 제가 사용하고 싶은 문구들을 메모했습니다.


속독을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책장이 잘 넘겨졌습니다.

강원도 화천 <숲속의 작은 도서관>의 책장에 꽂아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해야겠습니다. 


신부님의 이야기 대부분을 공감했고, 또 많이 배웠습니다.



++



프롤로그


본당 신부님은 그 어렵다는 성서학 박사학위를 로마에서 10년만에 받으셨습니다. 학위를 받더 날, 기숙사에서 함께 공부하던 동료들이 축하는커녕 모두들 자기 공부에 바빠 관심가져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랍니다. 그래서 신부님은 거울 앞에 서서 두팔로 자신을 꼭 껴안아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강 신부야! 너 정말 고생 많았다. 너 참 장하고 기특하다.(6)



Part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똘레랑스'라는 프랑스 말이 있습니다. 프랑스를 똘레랑스의 사회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프랑스인들 사이에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너그럽게 인정하는 마음을 갖는 관습이 있음을 뜻합니다.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관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용은 남의 허물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나보다 부족한 사람을 도와주고 돌봐주는 정신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직업을 가졌어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지 않고 따뜻한 마음으로 존중하자는 뜻입니다.(12)


얼마 전 미국에 본사를 둔 어느 식품업체 경영자 이야기가 신문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한국 매장 앞에 내건 '공정 서비스 권리 안내'라는 선언문이 화제가 되었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그 회사의 경영자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우리 회사 직원들은 훌륭한 고객들에게는 마음 깊이 감사를 담아 서비스를 제공하겠지만, 무례한 고객에게까지 그런 식으로 응대하도록 교육하지는 않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존중받아야 할 훌륭한 젊은이들이며 누군가에게는 금쪽같은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직원에게 인격적 모욕감을 느낄 언어나 행동, 큰 소리로 떠들거나 아이들을 방치하며 다른 고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하실 경우에는 저희가 정중하게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14~15)


한국에 머물렀던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의 책<Korea : The Impossible Country>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뤄낸 엄청난 경제적 기적 뒤에 가려진 믿기 힘든 온갖 부작용과 희생을 빗댄 제목인데, 번역 출간하면서 출판사가 붙인 제목은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입니다. 저는 이 제목으 보며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기막힌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적인 기적을 이루어 풍요롭게 살게 됐지만, 삶의 기쁨을 잃어버리는 큰 희생을 치를 우리에게 딱 맞는 제목입니다. 우리는 돈을 얻은 대가로 인간이 누려야 할 진짜 행복을 많이 놓쳤기 때문입니다.(27)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따로 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건강한 생태계,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보존해야 하는 문화유산, 존중받아야 하는 삶의 질에 가치를 두어야 합니다.(29)


님비(NIMBY)현상이라고 하는데, 우리 집 마당에는 안 된다(Not In My Back Yard)는 영어 문장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되더라도 자신이 속한 지역에 이롭지 않다면 반대하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주로 쓰레기 소각장, 공동묘지 같은 혐오시설을 반대하는 일입니다.(33)


북유럽에 있는 핀란드라는 나라의 건국이념은 '나눔'입니다. 한국과 비슷한 역사의 길을 걸어온 핀란드는 12세기 중엽부터 18세기까지 650년 넘게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 다시 100년 넘게 스웨덴의 지배를 받다가 제2차 세계대전에 끝난 다음에야 겨욱 실질적으로 독립했습니다. '아침이 오지 않을 만큼 긴 밤은 없다'는 핀란드 속담이 있는데, 이 한 문장만으로도 핀란드 국민이 얼마나 힘든 세월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민족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독립을 이룬 다음 어렵게 세운 나라를 어떻게 아름답게 꾸려나갈 것인지를 의논했습니다. 그때 핀란드 국민들이 세운 건국이념은 콩 한 쪽도 나눠 먹자는 나눔의 정신이었습니다. 그렇게 가난할 때부터 나누기 시작한 핀란드는 국민소득이 5만달러에 이르는 지금까지도 잘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나눔의 실천이야말로 핀란드를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나라, 삶의 질 지수가 제일 높은 나라로 만든 원동력입니다.(35)


다 같이 잘살아야 합니다. 거대기업 몇 개만 잘된다고 국민 전체가 잘사는 것이 아닙니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 나눈다고 해서 적어지거나 소멸되지 않는다는 뜻이고, 오히려 빛을 나눔으로써 세상은 더 환해진다는 뜻입니다.(42)




Part2. 인간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 '존중받아야 할 권리와 존중해줘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 존중의 소중한 의미를 알아보려면 역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인간 존중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에서 우리의 아픈 단면들을 돌아볼까 합니다.(58)




Part3. 지금 이 시간이 최고의 선물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습니다. 비록 남들의 눈에 낮은 자리라 해도 내게 주어진 조건에 감사하며 열심히 사는 것이 진짜 행복입니다. 오늘을 희생해서 내일 더 많이 보상받으려는 마음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지금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합니다. 지금 당장 힘들고 어렵다 해도 작은 감사를 느낄 수 있다면 곧 행복의 씨앗입니다. 그 작은 씨앗에서 행복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랍니다.(96)


제가 왜 사람들 눈에 그리도 행복해 보일까요? 봄이 오는지 여름이 가는지도 모르고 공부해서 이제는 또다시 경쟁사회에서 꽃이 피는지 낙엽이 지는지도 모르며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앞으로 할일이 똑같은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합니다(99)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과 먹고, 마시고, 놀았다.고 성서에 나옵니다. 이런 일은 친밀한 사이에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함께 먹고, 마시고, 놀아야 서로 속사정도 알고 깊은 사랑도 쌓을 수 있습니다. 먹는 데서 정 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한 식구끼리도 서로 바빠서 얼굴을 맞대고 한솥밥을 먹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말입니다.(102~104)


미국 초등학교 아이들은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공부를 하는데, 나머지 시간은 그저 먹고, 놀기에 열중합니다. 유럽 아이들도 마찬가지여서 열심히 놀고, 마음껏 먹고, 가족과 웃고 떠들며 지내는데 학교 성적은 온통 공부만 하는 우리나라 아이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노는 일이 진짜 삶이라는 사실을 마치 의무교육처럼 가르쳐야 합니다. 사람들이 왜 힘들게 돈을 법니까? 바로 제대로 먹고, 제대로 마시고, 제대로 놀기 위해서입니다. 평생 돈 버는 데 바빠서 먹지 않고, 마시지 않고, 놀지 않은 사람은 '내가 세상에 왜 왔지? 지금까지 뭘 하고 산거지?'하며 마지막에 후회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이 먹고, 마시고, 노는 일을 귀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어린 자녀가 온전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길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로 가득한 행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상상하면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국력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습니다.(110~111)



Part4. 우리가 몰랐던 행복의 조건


잠비아에 있을 때, 한 수녀님이 20여 년 전에 독일 유학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수녀님은 장애인시설에서 일을 했는데 그곳에서 심리 상담을 맡고 있는 여교수가 항상 그곳 소속 운전기사를 기다려 함께 퇴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둘 사이가 궁금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부부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수녀님이 당사자한테 물었답니다. "당신은 교수인데, 남편은 운전기사입니까? 그녀는 자기 남편은 운전하는 걸 좋아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아내가 대학교수인데 남편이 같은 직장에서 노란색 승합차를 몰고 있다면 어떨까요? 아내는 남편에게 당장 그만드고 그냥 자기 월급으로 살자고 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고정관념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입니다.(124~125)


행복의 조건으로 학벌, 돈, 출세, 자동차, 회전츼자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사랑, 배려, 기쁨, 만족, 감사 같은 따뜻한 말들이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용접하는 사람, 나무 잘 기르는 사람, 포클레인 운전하는 사람, 요리 잘하는 사람, 청소 잘 하는 사람이 행복한 세상이 오는 겁니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적성에 맞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성공시대가 왔습니다.(128)


발도로프 학교에서는 특히 예술과 실용을 조화롭게 가르치는 전인교육을 지향하는데, 이 교육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유치원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아이들의 등수를 매기지 않는 것입니다. 누가 1등인지 꼴지인지 모르게 아예 평가를 하지 않으니 한국처럼 아이들이 성적순으로 줄을 서지 않아도 됩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도 1등은 아니라는 걸 일찍부터 가르치는 것입니다.(133)


발도로프 교육에서는 갓 태어난 아이 머리맡에 모빌을 달아놓지 말라고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그들은 한 살에서 일곱 살까지 어린이들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인권은 바로 '마음껏 놀 권리'입니다.(134)


행복하려면 나중에 행복하지 말고 지금 여기서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154)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다른 사람의 눈과 기준으로 자신을 보려고 하지 마십시오.(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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