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미술사
마이클 버드 지음, 케이트 에번스 그림, 박재연 옮김 / 이마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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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하면 비전공자에겐 막연히 어렵다.

누구나 간다는 루브르박물관에 가서 유명하다는 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있었다. 단편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것 같은 모나리자 작품을 정면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그림이 닳도록 바라보았다. 이 그림이 왜 이렇게 유명한 그림인지 왜 그런 가치가 있는지 아무런 이해가 없어서였다.

허나 바티칸 시스티나 천장의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창조를 볼때는 감탄이 나왔다. 이때는 이탈리아에서 미술을 전공한 예술가가 작품의 역사적 배경, 작가가 그림을 그린 과정, 작가의 노고를 고스란히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내가 모두의 미술사를 읽게 된 배경이다.

이책은 미술. 예술. 작품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굉장히 새롭다. 정말 새로운 미술서이다.

작품이 탄생한 그 시대의 생활모습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미술작품에 대해서 작가가 본인이 알고있는 유식함과 전문적인 지식을 상세하게 구구절절 나열하는 이야기 구조가 아니다.

친구같이 선생님같이 아주 편하게 이야기 해주는것 같은.. 할머니가 얘기해주는 구전같이 감미롭게 설명한다.

이 책은 마이클 버드의 Vincent's Starry Night and Other Stories: A Children's History of Art 의 번역서이다.

a children's history 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로 예술을 풀어 나간다. 책버커에는 이와같이 작품들이 탄생한 위치의 도시와 나라를 세계지도로 표시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미술작품에 대한 책이니 작품을 최대한 정확하게 보여주려고 속지도 발색력이 좋은 고급 종이를 사용한 것 같다. 이로인해 독자는 입체적으로 그림을 볼 수 있으며 그 곳에 있는듯한 현장감을 받을 수도 있다. 책의 크기도 거의A4사이즈와 맞먹으며 노란색의 원색을 사용한 표지가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왠지 이책을 다 읽은 어린이 독자들은 40000년의 미술사여행을 완주한것 같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것 같다.

모두의 미술사가 다른 미술에세이와는 다른 이유!

작가가 누군지도 모를 기원전 40000년대의 작품부터 2014년까지 작품 68점을 이야기한다.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도 기원전 40000년대의 작품을 이야기해 본적이 있을까? 주위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소개한다. 순록 뼈에 새겨진 그림부터 동굴벽에 그려진 그림까지. 이런 작품들은 수천 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실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려준다. 이 시대에도 그림으로 형상으로 조각으로 다양한 활동을 예술로 표현했다는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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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통해서 역사를 알려준다.

파블로피가소가 그린 《게르니카》는 피카소가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알려준다. 작가는 제 3자의 시선에서 역사를 설명하지 않고 피카소와 함께 식사중인 지인 도라가 되어 그 그림을 그리게된 시대적배경을 묘사한다. 그 당시에 스페인은 내전중이었고 피카소는 프랑스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었다. 피카소는 당시에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화가로 조국의 참상을 알리기위해 더 충격적이고 매혹적인 그림을 그린다.

이제는 알아야 해.예술은 진실을 말해주는 거짓말이야

p.277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나가 피카소가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생동감이 더해져서 다가온다.

작가의 말

모두의 미술사에서 다루는 미술의 역사는 40000년전 독일의 동굴에서 시작되어 2014년 중국의 길에서 끝납니다. 이 긴 시간동안 화실에서만이 아닐 채석장, 산비탈, 증기선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재료로 작품을 만들었다. 작가가 살았던 장소와 시대 관점에 따라 작품이 만들어진 것이다. 허나 그 작품을 바라보는 해석하는 시각은 한정되어 있는것이 아니다. 보는 사람들의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이념 개인이 서있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새롭게 다가온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완벽하게 짜여진 것은 아니다. 역사 속에는 우리가 저마다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채워야하는 틈이 있기 마련이다. 미술작품을 이해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미술은 가까이 있지만 멀리 있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친숙하면서도 낯선 미술작품앞에서 미술특유의 신비로움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병사공장 진시황릉의 장인들

진시황은 죽어서도 적들의 영혼을 물리치고 자신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진흙 병사들을 만든다. 지앙이라는 현장 감독관은 10년동안 얼굴생김새가 각기다른 수천개의 조각상을 만든다. 그러던중 어느날 빨리 떠나라는 병사들의 얘기를 듣는다.

진시황제는 세상 누구에게도 자신의 지하 무덤을 공격받기를 원치 않아 무덤의 비밀을 아는 병사와 장인을 산 채로 매장시켰다. 조각상의 신비한 힘을 믿은것이다.

거대 조각상의 힘을 믿은건 진시황뿐만이 아니었다.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 도 마찬가지였다.

그리스의 조각가들을 불러서 자신을 그리스 조각상처럼 만들기를 원했다. 실제 자신과는 똑같지 않은 위엄있고 잘생기고 젊어보이는 조각상을 마음에 들어했고 포로로마노와 자신의 별장 등 여러군데 가져다 놓으려고 다섯개를 더 제작하길 원했다.

지하정원 로마 제국의 화가

리비아 별장 벽화(부분) 편에서는 화가자신이 이그림을 어떻게 그렸는지 소개해주는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구사했다. 자신이 말하는 로마에서 제인 영향력있는 여성인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부인 리비아부인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어떤 경쟁을 했는지 서술해준다. 독자에게 그 시대에 살고있는듯한 착각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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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미술사에 대해서 다 알았다고 할수는 없다. 작가도 그것을 목표에 두고 쓴 책은 아닌것같다. 독자들이 작품이 만들어질 때의 상황 그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고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을 다 읽고 작품들이 탄생한 배경은 그들에겐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에서 였다는 것을 알 게 된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다양한 예술 작품들과 여행을 떠나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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