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사이버리즘
신재기 지음 / 박이정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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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컴퓨터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독자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사이버공간에서 작가로서 창작 활동을 통해 욕망을 실현하고 있다. 문명의 발달은 새로운 시대적 문화의 변화를 가져온다. 현대사회의 사이버공간에서 글쓰기는 이제 우리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사이버리즘’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낳게 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수없이 쏟아지는 글쓰기에 맞추어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재기 교수가 이번에「수필과 사이버리즘」이라는 비평집을 출간하였다. 그가 수필과 인연을 맺은 것은 팔 년 전이었다고 한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사이버공간’에서 수필의 글쓰기 인구가 놀랄 만큼 늘어나는 것을 보고 비평가로서 그들의 나아갈 물꼬를 열어주기 위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현재도 수필작품은 엄청나게 생산되지만 질적 수준 저하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비평집 내용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1부는 창작 방법론에 해당한다. 창작에 요구되는 기본적인 문제를 자세하게 짚어 놓았고 수필 비평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2부는 한 권의 수필집을 단위로 하는 수필가론이다. 수필집 중심의 서평 성격을 띠는 글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한 수필가의 전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작가론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한다. 3부는 소위 수필 현장 비평이다. 계간평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도 시사적인 측면보다는 수필의 본질적인 특징을 확인하고 새로운 글쓰기 이론을 제안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쏟아 놓았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은 그동안 저자가 수필문예지에 실어온 내용들이다. 이 외 세권의 수필집을 발간 한 바 있는 저자의 작품 활동을 보더라도 그동안 얼마나 꾸준히 수필 창작과 비평에 애정을 가지고 노력하였는지 알 수 있다.
글쓰기는 ‘디지털 시대를 아름답게 하는 아날로그의 화려한 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전문작가에 의해 생산되는 고도의 문학성을 지니는 글만이 가치를 지니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글쓰기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편입되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수필 비평집은 그리 흔치 않다. 그런 면에서 비평가로서 문학이론과 작가로서의 감각을 겸비한 저자의 이번 출판은 디지털 시대에 작가를 꿈꾸는 대중들에게 고마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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