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런 어른 - 어쩌다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
김자옥 지음 / 북스고 / 2021년 6월
평점 :

-차곡차곡 어른의 생각을 쌓고, 어른의 말과 행동을 익히고, '어른'이라는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싶다. 정말 자신 있게 '난 어른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싶기도 하지만 적어도 어쩌다 되어버린 어른은 하고 싶지 않다.(프롤로그 중에서)
난 내가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주제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어른다운 어른이 어떤 것인지 나 역시 궁금하다. 사람들끼리 공통되는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아마도 개인마다 각기 다른 기준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어른다운 어른에 대하여 어떻게 정의할지,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나갈지 궁금하였다.
-가끔씩 내가 하는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나 역시 진심을 담아 말하게 되고, 더 알아듣기 쉽게 정리해서 말해보려 노력하게 된다. 그런 사람과 헤어지고 나면 나를 돌아본다. 저렇게 누군가의 말을 집중해서 들은 게 언제였는지, 온 신경을 듣는 데에 집중한 적이 몇 번이나 되는지, 타고난 성향 탓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노력과 성의의 문제일 것이다. (p.40-p.41)
-몸과 마음이 한없이 지치다 보면 누군가에게 투정을 부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마침 옆에 누군가 있다면, 그것도 아주 친하거나 언제나 내 편일 거라 믿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 놓고 한껏 투정을 부리게 된다.(p.79)
-'미안하다고 하면 됐잖아!'처럼 사과가 모든 상황을 해결해주는 만능열쇠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면 곤란하다. 한두 번은 이해할 수 있지만 미안하다는 말이 반복되면 그 사람 자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p.200)
책에 담긴 다수의 에피소드들이 마냥 남의 얘기처럼만 느껴지지가 않았다.
글쓴이가 언급한 일화와 동일한 경우를 겪지 않았음에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나열하면서 그에 따른 글쓴이의 반성 또는 깨달음을 읽으며 나 자신의 삶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그러고보니 그때 친구가 말할 때 난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지.'
'가족들한테 불평불만을 늘어놓아 그때 얼마나 피곤했을까.'
'무조건 사과한다고 내가 한 잘못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나를 되새겨봄으로 인한 결과는 창피함과 미안함, 후회, 안타까운 감정들로 마무리했다. 읽는 사람에게 변화를 종용하거나, 이렇게 저렇게 살라고 충고나 조언을 퍼붓는 책이 아닌데 괜스레 읽으면서 혼자 찔리고 (흑역사를)떠올리고 후회하고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겠다 결심해가며(...) 읽었다...
전체적으로 자극적이거나 커다란 사건 없이 잔잔한 느낌을 주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공감해가며 읽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일기를 꾸준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