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밴 어린시절
W. 휴 미실다인 지음, 이석규 외 옮김 / 일므디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나를 몰라서 하게 되는 갈등과 불안, 방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나 자신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고민이나 걱정들에게서 보다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이 책에선 현재 형성되어있는 성격과 습관, 행동들이 원래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라 과거 어린시절동안 쌓여온 날 대했던 부모의 태도와 반응들이 내 삶에 남아서 지금의 내가 나를 생각하고 대하는 태도에 재현된다고 하는데, 처음 접하는 얘기는 아니어서 딱히 생소하진 않았다. 다만 그러한 개념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는 매체를 여지껏 접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얼마전까지는 한귀로 듣고 넘겼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에 겪었던 정서적인 경험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각할 수 있었다.


-어린이는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점차 자기 자신에게 부모 노릇을 하게 된다. 비록 자기 부모가 취하곤 했던 태도가 가혹하고,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며, 끊임없이 자기를 깎아내리고, 해를 입히는 것이라 하더라도 같은 태도로 자신을 대하게 되는 것이다.(p.61_제5장 내재과거아가 몸에 배면)


-당신이 기억해 낼 필요가 있는 것은 당신의 부모가 매일 보여 준 태도와 그에 대한 당신의 반응이다.(p.113_제9장 당신은 어떤 부류의 어린아이였나?)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어렸을 때 나의 부모님은 어떠셨는지를 떠올려보려 하기도 했다.(근데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만큼 과거에 부모님이 날 어떤 태도로, 어떻게 대응하셨는지가 얼마나 중요한 사항인지 이 책에선 몇 차례 언급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것을 밝혀내는 목적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라는 의도가 아니라, 현재의 나 자신이 내 부모 역할을 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해악을 그만두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대처하는 법을 주로 다루는 부분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인데 예를 들면 노트를 마련하여 내가 받은 스트레스와 그에 대한 내 반응을 기록하고 점검하라던가, 스스로 나의 감정을 존중하라는 등등의 지침을 제공한다. 결국 자발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낯선 용어나 개념이 미숙해서 왠만한 심리학 서적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나도 충분히 알 수 있게끔 알기 쉽게 잘 풀어 설명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제일 큰 장점으로 보인다.

솔직히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500페이지의 만만치 않아 보이는 두께를 보고 좀 많이 위축됐었는데 펼쳐보니 의외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나 자신과 주위를 되돌아보면서 곰곰히 사색해볼 수 있는 기회를 챙기게 되었던 것에 매우 만족하고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