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던져주는 60가지 장면
정재영 지음 / 센시오 / 2020년 7월

'죽음'이라는 단어를 내 인생에 대입하여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이제까지 내 머릿속을 괴롭히던 어지간한 문제들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거나 한없이 작아져버린다. 가까운 죽음을 염두에 두면 해야 할 일의 범위가 급격히 좁혀지고, 무엇이 진정 중요한 일인지, 지금 당장 뭘해야하는지 자동적으로 분류가 되어 방향이 잡히게 된다. 나 자신을 납득시키는데 있어 이런저런 설명이 필요없게 된다.

아직, 죽음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지내고 있는 나에게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의 이야기를 접해본다는 것은 비록 내가 직접 경험하지는 않더라도, 그와 관련된 책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기회가 되리라 기대가 되었다.

삶의 마지막을 앞둔 사람들의 조언, 경험담, 인생 이야기를 읽는 것은 내 그 동안의 인생을 되돌아볼 계기를 줌과 동시에 앞으로의 삶, 생활 태도를 개선하는 데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 외에도, 지나고 나면 정말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일일히 일희일비하는 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찰나 이 책을 읽고 좀더 넓은 안목과 유연한 사고를 갖추고 싶은 욕심도 없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인상 깊게 느낀 조언을 한 가지만 고르라면 '사랑을 주지 않는 사람에게 매달리는 바보 같은 짓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고,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 때문에 적지않은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고도 원하는 반응을 얻지 못해 결국 좌절하곤 하는 나에게 매우 적절해보이는 조언이었다. 날 좋게 보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든 잘 보일려고 애써봐야 그 사람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완전히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한 나의 헛된 노력은 세월이 지나면 다시 되풀이되고 결과는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이 책에 소개되는 한 여성의 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한 노력은 그만하고 서로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으라고, 주어진 인생을 웃으며 즐겁게 보내라는 확신어린 조언은 마음 한 구석을 홀가분하게 해주었다.

삶의 끝이라는 소재 자체는 무겁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제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무거워지기보단 차분하게 가라앉음과 동시에 따스하고 훈훈한? 힐링이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죽음에 근접해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조언이 담긴 메시지는 진심으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살면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