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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상자의 역습 - 대중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나?
스티븐 존슨 지음, 윤명지.김영상 옮김 / 비즈앤비즈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 만화나 오락프로를 즐겨보곤 했다. 그럴 때면 부모님께서는 매일 웃고 떠들어대는 그런 프로에서 뭘 얻을 수 있겠느냐며 그 시간에 책 한자라도 더 읽고 유익한 다른 일을 하라고 하셨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우리가 매일 들여다보는 텔레비전은 흔히들 말하는 바보상자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매일 TV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고 정보를 듣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보면서도 긍정의 시선보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게 현실이다. 모든지 ‘옳고 그르다’ 라고 판별할 순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잊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뉴스위크가 선정한 '인터넷 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에 포함된 적이 있는 인물로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인식의 전환을 유도한다. TV를 포함한 대중매체의 부정적인 시각을 벗어나 유익함과 더불어 우리에게 새로운 기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이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생활에 전적인 흐름을 유도하고 있는 대중매체는 아이들에게는 공부와 오락의 기능으로, 어른들에게는 일상의 정보와 지식의 축적으로, 노인들에게는 편안한 휴식처로 이미 많은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고 없어서는 안 될 소유물이다.
이를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평할 수는 없으나 이런 인식이 지배하기까지는 각 프로그램들이 제작되어 방영되기까지 오로지 시청률에 의존한 현실도 있지 않을까. 앞 다투어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저질적이고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대중매체가 악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한다. 저자는 이런 대중문화에 대해 색다른 제시를 던진다. 슬리퍼 커브 이론은 무엇인가. 이는 복잡한 대중문화에 우리 두뇌가 길들여지면서 특정한 형태의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된다는 뜻이다. 기존의 생각의 틀을 완전히 뒤엎는 명제 아닌가.
그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이론들과 사례를 끊임없이 제시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부분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일부 거리가 먼 것들이라 전적으로 공감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의 영화, 드라마, 오락, 게임 그 외 대중매체가 주는 유익함도 저버릴 수는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대중문화도 우리의 기호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존의 자극적인 소재와 눈요기만을 위한 프로도 시청자들의 주 관심사를 따르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대중문화 자체를 저급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이전에 우리에게 보다 유익한 정보와 인식의 기틀을 가져온 새로운 매스미디어의 흐름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인식을 얼마나 새롭게 탈바꿈화 시킬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명제를 던져놓은 저자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