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긍정 - 장향숙의 만리장서 이야기
장향숙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난 후에야 책 제목이 그녀의 삶을 대변해 주는 가장 적절한 말임을 알게 된다. 인생의 길을 걸어 가다보면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온갖 시련과 고난들이 찾아들게 마련이다. 이를 정면으로 맞서 이겨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부의 사람들은 쉽게 자신을 포기하고 어두운 골목 언저리로 숨어버리고 만다. 이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나는 내 자신에게 수차례 되묻게 되더라. 내가 직접 겪은 장애는 아니지만 그 분의 글을 통해 여자로써 자신의 의지대로 쉽게 거동조차 어려운 그녀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왜곡된 시선과 편견들을 견뎌내야 했는지를 절절히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아마비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줄은 그 누가 알았을까. 쉽게 약을 구하지도 쓸 수도 없던 당시의 상황이 그녀의 하반신과 오른쪽 상반신마저 잃게 했던 것이다. 자신이 의지대로 거동조차 어려운 그녀는 누구의 도움 없이는 일어서거나 앉을 수 없는 그야말로 중증 장애인이 된 것이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정상인이 살아가면서 자신이 만약 장애인이라면? 이라고 상상해보는 일은 흔치 않다. 장애인은 자신이 정상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많은 것을 꿈꾸고 상상도 해보지만 말이다.


그런 절망과 좌절하기 쉬운 상황 속에서도 책을 통해 자신을 연마하고 다독이고 새로운 이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의지와 노력이 참으로 멋스럽게 다가온다. 책을 통해 자아를 되돌아보고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되찾아가는 모습, 정말 멋지지 않은가.


『너의 눈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믿지 말아라.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한계일 뿐이야. 마음의 눈으로 보고 이해하고 그것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찾아내라고. 그러면 진정으로 나는 법을 발견하게 될거야』-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자신에게 동정과 거침없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세상 사람들, 하지만 그런 사슬은 그녀 자신이 오히려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자신의 내면을 통해 깨닫는다. 장애를 좀 더 다르게 인식하고 당당하고 자유로운 존재임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신체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 자신을 위한 최고의 선택임을 늦게나마 알게 되는 그녀


『나는 장애인이다. 장애는 질병도 정신병도 아니다.

장애는 단지 장애일 뿐이며,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뿐이다.』- P110


장애로 인해 자신의 능력마저 소외당하고 편견의 시선을 견뎌냈지만 여전히 자신 주변에는 장애인들이 취직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과 이들을 한낱 사물처럼 이용하고 자존심마저 짓밟는 행태들이 얼마나 가슴 아프게 다가오던지 우리 사회가 정부가 이들을 보호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도록 오히려 지원과 협조를 해야 할 것이다.


『책은 커피의 필터와 같다. 사람의 심성에 좋은 필터 역할을 함으로써 더 깊고 풍부한 영혼으로 이끌어주며, 진정한 지성인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람에게 행동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해주는 것이 책이다. 』 - P183


소아마비라는 장애로 남들 다 가는 학교생활이 그녀에겐 꿈이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하는 공부가 그녀에겐 그토록 열망하던 일이었다. 책을 통해 자신이 원하던 이상을 찾고 장애를 가졌음에도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낸, 많은 여성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의 길을 열어줄 장향숙 국회의원. 그 분의 자서전적인 삶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그녀가 살아온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감사해야 하는가.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긍정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상실의 삶에서 그녀를 구원으로 이끈 강한 의지와 노력이 이 세상에 따뜻한 한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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