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기자·PD·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
김창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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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부터 문창과를 준비하고, 대학에서 사 년 동안 문창과를 전공하면서 정말 많은 글을 썼다. 정말 많다고 하기엔 좀 애매하지만 따지고 보면 매일 여러 SNS를 사용하면서도 무언가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니 적지 않은 양일 것이다. 내가 주로 쓰는 글은 문학적인 글이다. 다른 이름을 가진, 책 속에서 등장하는 저널리즘 글쓰기나 논술 같은 것을 쓴 적도 있다. 그런 글들을 완성하고 나면 왜인지 모르게 항상 문학적인 느낌이 났다. 시와 소설을 쓰던 습관 때문일까. 하지만 그런 느낌을 지우고 쓰고자 하면 갑자기 문장이 어색하게 느껴진다거나 글이 밋밋해 보여서 결국 다 지워버리곤 했다.

이 책은 글쓰기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글'이라는 큰 틀을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고,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설득이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 등 글의 성격에 맞게 구조와 문장을 쓰는 방식을 가르쳐 준다. 적절한 예시가 참고 자료로 나와 있어서 방법만큼 중요한 감각도 눈으로 직접 읽고 와닿게 해 준다.

내가 가장 좋다고 느꼈던 것은 문학이 아닌 글의 매력을 알게 한다는 점이다. 꽤 두꺼운 데다가 글쓰기 교과서 같은 느낌에(맞긴 하지만) 끝까지 읽는 게 쉽지 않았다. 읽어도 읽어도 끝나지 않는 글쓰기의 수업... 그런데 작가님이 가져온 글들이 재미있어서 그 예시들을 보기 위해 마지막 페이지까지 붙잡고 있었다. 지금은 장르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으려 노력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좋아하는 것만 찾아 읽었다. 특히 비문학은 학교 수업 자료나 과제에 참고하기 위해서가 아니면 잘 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비문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 예시를 작성한 사람이 잘 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작가님이 알려 주는 방식이 더욱 믿음직스럽게 보였던 것 같다.

작가님은 재능이 아닌 연습과 꾸준함을 강조했다. 글을 좋아하고 시작하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나처럼 문학적인 글만 써 봐서 감을 잡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문학적이지 않아도 되는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은 언제든 있고 자주 내게 찾아온다.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스타일을 넘나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 속 이야기들이 유용하게 쓰이는 순간들이 분명 올 거라는 강력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의 난 이 책을 읽은 걸 다행이라고 여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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