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 발췌 지만지 고전선집 391
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애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만과 편견. 제목만 보면 무슨 심리학 책인마냥 딱딱한 책이라고 오해하기 일쑤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너무나도 유명한 탓이었을까. 어릴때 엄마의 강요로 책을 접한 후 별다른 감흥 없이 그렇게 넘겼던 책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좋은 책은 시대를 지날 수록 진가를 발휘 한다고 했던가. 요즘들어 부쩍 이 책의 출판 소식을 자주 접하는 것 같다. 어렸을땐 무슨 의미 인줄도 모른채 그저 글을 읽어나갔다면, 어느 정도 마음이 성장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나이가 되어 읽는 책은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어렸을때 읽었던 그 기억을 되살려 다시 책을 손에 들었다.  

오만이 편견을 낳고, 그런 편견이 다시 오만을 낳는다. 오해와 편견으로 다아시를 멀리하던 엘리자베스는 점점 다아시의 본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를 따르게 된다. 기고만장했던 다아시가 엘리자베스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 가는 모습은 흡사 어느 드라마의 주인공을 연상시키게 했다. 요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 드라마에도 다아시와 같은 남자주인공이 나온다. 집안의 돈으로 세상을 쉽게 살고, 남들보단 자기가 우선이었던 그 주인공도 여자주인공을 좋아하게 되면서 서서히 바뀌게 된다. 그렇게 안하무인이었던 남자들을 어느새 순한 양으로 뒤바꿔 놓은 것을 보면 역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인걸까.

이 책은 분명 로멘스 소설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그리고 그의 언니인 제인과 빙리의 이야기를 뼈대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로멘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가볍게 읽어 내려가기엔 조금 마음이 불편한것도 사실이다. 지고지순하기만 한 제인과, 그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는 당당한 엘리자베스. 그렇게 두 자매는 서로 다른 방식의 사랑을 키워 나간다.

그 당시의 전형적인 귀족사회의 계층구조와 얽혀 있는 그들의 관계는 다소 지금의 우리 사회와는 동떨어진 모습처럼 보인다. 베넷 부인은 다섯딸들을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는 것을 제 일의 목표로 삼고 있는데, 어찌보면 그 시대상에서는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유산상속에 있어서도 그녀의 딸들에겐 해당이 없었기에 엄마의 입장으로서는 좋은 집안에 시집 보내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였으리라.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는 그런 식의 말들. 물론 그 말들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능력위주의 사회에서 그런말을 했다간 몰매 맞기 쉽상이리라.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 뿌리를 완전히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읽은 오만과 편견은 어린시절의 그것과 분명이 달랐다. 조금 더 나이를 먹은 후에 읽게 된다면 그땐 어떠한 느낌을 받게 될지. 장담하건데 그때에도 오만과 편견은 사랑받는 명작으로 남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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