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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도의 악몽 - 소설보다 무서운 지구온난화와 환경 대재앙 시나리오
마크 라이너스 지음, 이한중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가 "SIX DEGREES"이다. 그대로 번역하자면 그냥 "6도"라고 해야겠다. 참 와닿지 않는 제목이다. 뭔가 와닿게 하기 위해 한 단어를 추가하려고 했으리라. 그래서 "악몽"이라는 단어가 선택 되었으리라. 그리하여 "6도의 악몽"이 되었으리라. 서점에서 손이 좀 더 갈만한  제목이다. 하지만, 악몽이란 무엇인가? 머리 산발한 처녀 귀신이 내가 좋다고 쫓아 다닌다거나, 군대를 두번 가게 된다거나, 고명하신 각하께서 손수 목도리를 걸어준다던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나를 식은땀 나게 만드는 것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번역서의 제목은 삑사리다. 저자는 시종일관 이것이 꿈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으니까.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예언서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어떻게 환경이 변화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여러가지 논문과 자료를 찾아서 가장 개연성 있는 모습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이 좀 길었으면 저자도 좋았으련만, 1도부터 20도 정도까지 설명할 수 있다면 두꺼워진 두께만큼 돈을 더 벌 수 있었으련만, 아쉽게도 1도부터 6도까지밖에 설명하지 않고 있다. 6도 이후에는 더 이상 설명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 방 온도를 당장 6도를 올린다고 해서 내가 당장 쓰러져서 바닥에서 뒹굴고 있거나, 정신이 혼미해져서 C일보를 읽거나 하지는 않을 것인데, 지구 온도가 6도 올라간다고 뭐가 그리 크게 달라질까? 이 책을 읽기 전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담대한 사람이라고 내가 인정해 주겠다. 

이 책의 요약된 내용은 조금만 검색해도 충분히 찾을 수 있으니, 요약하는 수고를 나에게 강요하지는 마시라. 저자는 책의 내용 구성을 1도 올라갔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그 다음 1도 상승 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순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면 되겠다. 기후학자도 아니고, 화학자도 아니며, 지질학자도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 껌뻑 죽을 것 같은 많은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굳이 다 알 필요는 없겠다. 물론, 학술적인 부분도 검증할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다음의 몇가지는 꼭 알아야 할 것 같으므로 약간의 사견을 곁들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온도가 상승하게 됨에 따라, 전 지구의 강우량, 계절풍의 방향, 해류의 방향, 빙하와 만년설의 해빙, 탄소의 배출량, 해수면의 높이 등이 급격하게 변하게 된다. 그러한 결과로 해안 저지대는 침수되고, 홍수의 규모와 횟수가 늘어나고, 사막은 늘어나서,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곳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6도 온도 상승의 세계에서는 극지방 인근의 아주 한정된 지역에 인류의 극소수만이 살아남아서 겨우 종족만을 유지하게 될 것이며,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상태로 접어들어서 문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온도는 왜 상승하는가? 언론에서 이것저것 많이 떠들어 놓아서 대충 알고 있겠지만, 지구 온난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탄소 때문이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탄소는 지구가 수십만년에 걸쳐 저장해 놓았던 것인데, 너무 급격한 속도로 이를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로 배출되고 있어서, 지구의 온실효과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중지한다고 해도 현재까지 배출된 탄소만으로도 점진적인 온도 상승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온도 상승이 임계점(티핑포인트라고 표현하고 있다)을 초과한다면 6도까지는 자동으로 상승하게 된다. 그러한 티핑포인트를 대충 2도 정도로 보고 있다.

지금 현재 수준으로 화석 연료를 사용하게 된다면, 2도 상승은 시간문제이므로, 전 인류가 인류 생존을 위한 사명감을 갖고 지구 온난화 방지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편으로 저자는 7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 개인이 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 화석 연료를 덜 사용하면서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고, 지구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얼마전 코펜하겐 회의를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이다. 

별 힘이 없는 개인인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가? 단시간에 해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이리라. 원래 거부감 있던 단어이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오늘따라 참 공허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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