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는 문학 편독러인 내게, 비문학은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준 책이다. 심리학이 이렇게 흥미로운 분야였나? <그림자>를 읽고 나 자신, 그리고 나와 얽혀있는 인간 관계를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이론들과 방대한 사례들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었던 메시지는 이거였다. 남 탓하기 전에 나를 먼저 되돌아보자.
평소 인간 관계에서 힘듦을 겪고 있다면, 나 자신과 친해지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난 이 책을 읽고 여러 번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부부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듯한 이 책 속의 일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외도와 부부의 갈등, 그리고 이로 인한 상처가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현상은 수도 없이 일어난다.가장 가까이서 생활하는 가족과 아예 갈등이 없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특히 사춘기 때에는 사소한 말 한마디로도 쉽게 상처를 받고 그걸 성인이 될 때까지 안고 가기도 하니까. 그렇다면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볼 수 있진 않을까?알도와 반다가 부모로서 저지른 잘못은 망가진 관계를 복수심으로 이어붙이려고 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을 잘해낼 자신이 없었다면 이들은 다시 만나면 안되었다. 이혼도 씻을 수 없는 상처이겠지만 매일같이 부모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보고자라는 건 아이들이 감당하기에 더 고된 일이었을 것이다. 최근 읽은 소설 중 가장 흡입력 있고,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도 던져주는 소설 <끈>을 많은 분들이 읽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