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yukino37 > 이제부터 과거를 여행한다!!
구름을 죽인 남자 - 이마 이치코 걸작 단편집 5
이마 이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지금도 티벳과 네팔지역은 이와 비슷한 모습이 펼쳐지겠지요. 가도 가도 광활하고 너른 그러나 물기가 묻어나지 않는 메마른 바삭바삭 잘마른 광경이 말입니다. 과거인지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별이 안가는 이 풍경안에서는 무언가를 간절하게 원하고 바라는 사람들을 볼수 있습니다.  그 광대한 물줄기이자 시원한 물줄기를 찾아서 떠나는 사람들을 말입니다. 수로시설도 없고 오로지 매달릴수 있는 것은 하늘밖에 없는 그런곳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위대한 용신에게 빌고 또 빕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들은 용신이 자신들을 시험하는대로 그 시험에 끌려들어가 시험을 받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이 갈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아서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떠나고 물을 찾아 다니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참 물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잊고 사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어렵게 물 한잔을 마시기 위해서 참고 견디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잊고 사는듯 합니다. 물길이 말라서 더이상 수원이 없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초목이 다 마르고 동물들도 할딱할딱 숨조차 내쉬지 못하고 그렇게 비쩍비쩍 말라서 기근에 허덕이며 죽어가는 곳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말입니다.  이 책 안에는 이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하루치의 물의 양을 나누어서 마실만큼 물이 부족하고 귀해서 목이 말라 기절한 나그네에게 도 그 물을 나누어 줄수가 없는 소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치의 물을 남에게 줘버리면 자신은 내일 마실 물이 하나도 남지 않기 때문이지요. 저는 목이타서 물을 마시는 일보다는 의무감으로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에 7잔이상은 마셔야 건강에 좋다는 그 의무감에 물을 마시고, 귀찮다는듯이 그렇게 취급했던 저에게는 정말로 이 내용 자체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작가가 이런 교훈을 주기 위해서 이 작품을 썼는지 안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이렇게 타는 듯한 갈증이 어떠한 것인지를 잘 가르쳐 주었습니다. 머릿속에서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만큼 생생한 그 기억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지요.

숨조차 쉴수 없을 정도로 메마른 곳, 그리고 물은 사람보다 더 귀한 그곳이 바로 이 곳입니다. 환상속의 세상이지만 그렇게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곳에서도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르치고 사랑하고 보살피면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있고, 자연이 있고, 그 자연은 부족하고 결핍되고 모자라지만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생존법이 살아있는 그곳이기에 오히려 더욱 생생한 생명력을 느꼈습니다. 단편집이지만 아주 길고 긴 이야기 한편을 읽은듯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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