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부활 - 중국과 아랍, 세계경제 질서를 재편하는가?
벤 심펜도르퍼 지음, 홍순남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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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아랍은 미국과 서방 세계의 눈에는 ‘새로운 시장’이자 ‘위협’이기도 한 존재다. 특히 미국에 있어 아랍은 ‘테러’라는 말로 대변되는 위험한 존재다. 중국 역시 가까운 미래에 미국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로 미국에는 부담스런 존재다.

이처럼 서방 세계에 부담스런 존재가 돼 온 이 두 지역이 서로 합쳐진다면? 이 책은 ‘실크로드’라는, 우리에게 낯익은 매개체를 통해 두 개의 공간을 절묘하게 연결해준다. 중국의 해안도시 ‘이우’에서 홀로 무역업에 종사하는 아랍 상인에 대한 얘기는 중국과 아랍세계를 연결하는 작지만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이우시 역시 아랍상인들을 대환영하고 있다. 2004년 이슬람 모스크를 건설키로 한 시 당국의 결정은 이분법에 근거한 선과 악으로 아랍세계를 대하는 미국과 유럽국가와는 전혀 다른,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석유’라는 축복을 바탕으로 항상 부유했던 아랍과 개혁개방을 통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완성시킨 중국이 전략적으로 결합하는 상징적인 움직임인 것이다. 최근 수년 사이 유가를 끌어올려 아랍세계에 부의 축적을 가져온 것은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과 석유 같은 자원 수요의 급증 덕택이었다. 중국 역시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를 위해서는 아랍이라는 파트너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지은이가 ‘이슬람 회랑’이라 이름붙였던 실크로드는 아프리카-중동-아시아를 잇는 무한한 가능성의 길이다. 책을 읽다보면 중국 전문가가 인도하는 실크로드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가 한눈에 보인다. 조각조각 퍼즐을 맞추다보면 어느새 중국과 아랍으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중국과 아랍의 관계는 갈수록 끈끈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알자지라 TV에 장비를 대여한 것은 그야말로 ‘고단수’의 결정이었다. 아랍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방송 중 하나인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방송된 3시간짜리 중국 다큐멘터리는 중국과 아랍세계의 결속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동시에 우리에게 잊혀졌던 수백년전의 실크로드를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

베이징, 베이루트, 다마스쿠스, 홍콩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아랍의 투자환경을 직접 뛰어다니며 투자환경을 조사했다는 중국 및 아랍경제 권위자의 현대판 실크로드 탐사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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