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열풍이 거세다. 서점가에는 인문학 관련 책들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질주의와 무한경쟁에 지친 사람들이 인문학을 통해 위로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쉽게 감지된다. 교회 안팎으로 각양각색의 공부 모임이 생겨나고 성경을 인문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읽어나가며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인문학도로서 이러한 바람이 내심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하는 염려가 생긴다. 공부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교양 사회의 구축을 사명으로 생각하는 문화 연구자이다. 기독교와 인문학, 사회학을 넘나들며 도서평론과 저술가로 비평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첫 번째 기독교 저서를 ‘공부’와 ‘그리스도인’이라는 키워드로 삼았다. 저자는 책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왜 공부해야 하는가, 공부는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본질적인 물음을 던진다.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가? 저자는 단순히 자기계발의 위한 공부의 숨겨진 허점을 지적한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류에 편승한 공부를 하는 것은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특히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현하는 데에 가장 큰 목적을 두어야 한다.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공공의 헌신을 위한 공부, 더 나아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큰 공부를 해야 한다. 이것은 소유와 지식 축적이 아닌 존재에 기반을 둔 공부를 할때라야 가능해진다. 저자는 책을 통해 공부의 개념과 지적인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올바른 공부를 위해 스승과 도반(道伴)의 중요성을 꼽는다. 우리의 스승은 주님이시고, 우리의 공동체는 교회이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입각한 공부, 기독교 고전을 살피는 즐거움,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닌 함께 나누고 실천하는 공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함께 공부하는 모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교회 안에서 건강한 공부 모임은 많은 그리스도인의 실천적인 지적 행보를 촉구시킨다. 이것은 교회 안팎에서 지적되는 여러 가지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타파할 수 있는 방안이다. 알기를 힘쓰고 행하기를 힘쓰는 것. 그리스도 공부의 핵심이다. 탁상공론에 머물지 않고 함께 나누며 행동할 때 주님께서 바라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지난 주일 용기를 내서 출석하는 교회 내의 기독교 문학 동아리에 가입 신청을 했다. 바로 연락이 왔다.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기독교 문학을 믿음의 형제 자매님들과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이러한 공부 모임이 나의 작고 초라한 일상에 촛불을 밝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 ‘공부하는 그리스도인’을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공부를 하고 싶지만 혼자서는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 뻔한 공부가 아닌 삶의 원동력이 되는 참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