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비비어의 결혼
존 비비어 지음, 유정희 옮김 / 두란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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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해야겠는데, 언뜻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차일 피일 미루다 결국 마감 기한을 넘겨버렸고, 이왕 늦어버린 거(?) 조급할 것 없이 쓰자는 생각에 또다시 시간이 흘러가버렸다. 이 정도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작 책 한권 읽고 글을 쓰는게 이렇게나 힘들다니!) 이 책에 대해, 정확히는 책이 말하는 주제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시인한다. 결혼과 부부이야기에 큰 관심을 표해야 마땅한 미혼이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미혼이기에 이 책은 어쩐지 불편했다. 끝까지 읽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 것은 표지 안쪽에 박혀있는 조그마한 사진 한 장이었다. 공동 저자인 비비어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꾸밈없이 애틋하면서 따스해보였다. 우연찮게 책을 펼칠 때마다, 자신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치부라고도 할 수 있는 어려운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털어놓는 모습을 발견하며 서서히 빠져들었다. 그들은 정말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특별한 연합인 것 같았고 다른 부부들에게는 보기 힘든 영적인 경험을 서로 공유하는 것 같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들 역시 결혼 생활을 통해 심각한 손상을 경험했다. 거저 얻은 것처럼 보이는 이 행복한 아우라는, 수도 없이 넘어지고 깨어진 끝에 얻어낸 평화였던 것이다.

 
이제 막 결혼을 앞두고 있는 행복한 커플이 있다고 하자. 그들은 결혼이 또다른 시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앞으로 직면하게 될 문제가 얼마나 집요한 것일지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못한다. 먼저 결혼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든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법이니 그저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음뿐이라 여기기 쉽다. 그리고 직면한 문제 앞에서 쉽게 깨어지거나, 무시무시한 절망에 빠지고 만다... 대체 무엇을 놓친 것일까. 답이 있다면 그것은 결혼에 대한 공부이다. 첫째는 결혼이 나와 배우자 둘 만의 세속적인 결합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 태초부터 계획하신 신성한 연합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저자 부부는 책을 통해 이 전제를 여러 번 강조한다. “결혼은 생명나무와 같다.” “결혼은 주님의 것이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받아드릴 때 결혼 생활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먼저 사람의 방법이 있고 두 번째로 성경적인 방법, 즉 하나님의 조화로운 관점이 존재한다고 할 때에, 가급적 후자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바라보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 책은 결혼 생활에 대한 일반적인 지침서와 전혀 다른 차원의 방법을 제시한다. 결혼 생활에 대한 어떤 책들은 상대와의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끝내라고 말한다. 애정이 식었는데 억지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역행이고 독이 아니냐고 말한다. 믿음의 관점은 이와 전혀 다르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서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골3:12-14)” 이 책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 앞에서 타협을 제시하기보다 뛰어넘을 것을 요구하고, 철저한 회개와 자기 희생을, 배우자를 끝까지 믿어주는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 부부는 성부 하나님과 그의 아들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성령의 인도하심을 굳게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신실한 크리스천이어서 비교적 온화한 결혼 생활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일까? 그들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랑과 믿음으로서 결합된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이들임에도 영혼의 깨어짐이라고 할 만한 위험한 순간이 있었음이 드러난다. 그들이 서로에 대해 더 이상 아무런 기대를 품을 수 없었을 때, 하나님이 움직이셨다. 그들은 그들 외부의 초자연적인 개입이 아니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특별한 은혜를 누렸고, 다시 회복되었으며, 주변의 사람들에게 보고 느낀 것을 증거했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우리가 걸어온 삶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이 비기독교인이 읽기에 지나치게 어렵거나 엄숙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저자 부부의 솔직 담백한 글을 놓고 보자면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기독교인들이 읽는다면 특히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 많겠지만, 결혼 생활이라는 공통분모 앞에서 믿음의 유무를 떠나 깊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대해 묵상하기 위해서, 혹은 실제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서 정독하기에 좋은 책이다. 특히 결혼을 계획 중이거나 현재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독자라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 같은 경우에는 자주 손이 가는 책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더 정독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결혼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현실(?)일 테니 알아서 나쁠것 없다는 생각이다. 현실이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결혼을 다룬 이 책 역시 리얼하고 생생한 성격을 띠고 있다. 미혼인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솔직히 신기할 지경이다. 어쩌면 내게도 결혼 생활에 대한 DNA가 뇌 어디쯤에 탑재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혼, 할거라면 꼭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그래서 언제나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 된다면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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