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메시지다
케리 슉 & 크리스 슉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 내 말과 삶은 전혀 딴판이다.
 
주일날 교회에서 예배를 시작하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라고 시작하는 사도신경을 소리 내어 외운다. 목사님의 열성적인 말씀 선포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거듭 아멘을 외친다. 예배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읽어야할 신앙 서적이 쌓여있다. 틈나는 대로 읽고 밑줄을 긋고 때로는 소리 내어 읽어본다. 마음 속에만 담아두기 힘든 기쁨과 평안이 느껴질 때는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다. 편리하게 인터넷의 SNS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누군가 페이스북 담벼락에 성경 말씀을 게시한 것을 보면 빠짐없이 좋아요를 누른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쉽게 말씀을 접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하나님의 말씀이 범람하는 시대, 나는 내게 필요한 말씀을 손쉽게 찾아내어 소비하며 살아간다. 믿음 생활을 하면서 누리는 나의 가장 큰 기쁨은 교제도 아니고 헌신도 봉사도 아닌 말씀 그 자체였다. 말씀 한 구절이 나를 웃게도 울게도 만들었다. 이해가지 않았던 어느 구절이 갑자기 환하게 드러나는 날이면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뻤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말씀에 신물을 느끼기 시작했다. 문제는 말씀과 다르게 흘러가는 삶이었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생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와중에도 나는 강박에 걸린 것처럼 때마다 필요한 말씀을 채집하거나 소비했다. 삶 앞에서 눈을 가리고 언제까지나 메세지만 붙드는 나의 모습이 불쌍할 지경이었다. 나의 연약함을 극복하던가, 아니면 무신론자가 되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다고 생각하던 때에, 이 책이 나에게 왔다.
 Be the Message!
과연 이렇게 모자란 내가 메시지가 될 수 있을까?

 


 

- 복음의 메시지는 하나의 삶이다.
 
첫 장의 도입부가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설교라면 신물이 난다. 하나님에 관해 말하는 데 지쳤다. 하나님에 관해 듣는 것도 이젠 지겹다.’ 저자는 미국 우드랜즈펠로십교회의 목사 부부이다. 그들의 솔직한 고백은 다음 말로 이어진다. ‘내 삶은 온통 말과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내가 하나님에 관해 말만 많이 하고 실제로 그분을 경험하지는 못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저자는 메시지가 아니라 메시지로 인해 변화된 삶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그리스도인들은 말만 앞서고 행동은 따르지 않을 때가 많다. 내가 그렇고, 내가 만나고 호감을 느꼈던 사람들도 대부분 그러했다. 그들 모두가 메시지와 삶의 불일치가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잘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역겨움을 느낄 수도 있고, 나처럼 극단적인 생각까지 이르는 사람도 (어쩌면) 있을지 모른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수많은 말 가운데 하나로 전락시켜버린 탓이다. 저자는 숱한 말을 버리고 말씀을 따라서 살아야 함을 누차 강조한다.
 
말씀 즉 복음은 본래 하나의 삶이며 한 명의 사람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삶이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되어 세상을 영원히 변화시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믿음의 사람이 행할 수 있는 최선은 자신을 내어놓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조용히 때로는 강한 음성으로 부르실 때, 단지 자신을 내어드리는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이뤄나갈 수 있다. 기쁜 사실은, 하나님께서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메시지로 사용하신다는 점이다. 내가 그럴싸한 무언가가 되어야만 메시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약함의 메시지가 하나님의 손에 놓이면 강력한 울림을 가진 메시지가 된다는 사실을 믿고, 의지하고, 따라야겠다.
 


 
- Be the Message
"
당신의 삶이 진짜 메시지다“ 저자는 다양한 일화를 소개하며 삶이 메시지가 되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그가 직접 체험한 일들과 그의 사랑하는 주변인들이 겪은 놀라운 삶의 모습이 증거가 된다. 그 중에 고통에 대처하는 신앙의 자세가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저자가 크고 작은 고통을 겪고, 극복하고, 때로는 깊이 좌절하며 얻은 사유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고통은 본질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이다. 고통을 겪고 나면 반드시 전과는 뭐라도 달라지게 되어 있다는 것이 저자가 얻은 깨달음이다. 고통이 불가해한 과정을 통해 우리만의 삶의 메시지를 빚어낸다고 말한다. 내가 겪고 있는 고통 속에 하나님이 일깨우시는 중요한 메시지가 숨어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남모르게 숨기려 애쓰지 말고,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통해 기적을 경험하는 경지로 나아가야 한다.
 
기적은 단지 한발을 내딛는 작은 용기에서 비롯된다. 고통 중에 얻은 귀한 메시지가 내 몸을 거쳐 밖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안에서 점멸하도록 버려두어서는 안된다. 저자는 다시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약점과 실패를 통해 그분의 목적을 이루실 때가 훨씬 더 많다.“ 약한 나의 모습이 하나님이 쓰시기에 가장 좋은 모습이라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다. 또한 고통이 꼭 무익한 것만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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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의 메신저로 사는 길
 삶이 스스로 소리치게 하기 위해서 꼭 거창한 사역을 시작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 거룩한 동요에 사로잡혀 분연히 일어나야 하는 상황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시작점은 내 삶의 가까운 곳에 있다. 저자는 말한다. ”메세지가 되는 것은 언젠가, 먼 곳에서, 가끔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여기서 항상 해야 하는 것이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사랑해야 할 사람이다. 소망을 가지고 품어야할 대상이며, 하나님이 그의 뜻을 이루어 나가시는 귀한 통로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렉티오 디비나(lectio dibina)와 같은 거룩한 독서와 묵상을 권고한다. 일상 속에서하나님의 음성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내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책 속에는 작은 챕터가 끝나는 지점마다 묵상을 위한 유용한 실천법이 소개되어 있다.
 
하나님의 메신저로 사는 길은 생각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언뜻 깨닫지 못할 만큼 작고 소박하다. 이 땅에서 실현될 하나님의 나라는 누룩처럼 퍼져나가는 것이다. 세상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거나 때때로 압제를 가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비결은 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게 주도권을 내어드리는 일이다. 저자는 이것을 2인용 자전거에 비유해서 이야기한다. 나 자신이 뒷자리에 앉아서, 앞에 계신 예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그저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된다. 삶이 메시지가 되는 방법이란 결국 내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내려놓는 일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Be the Message. 이제는 메시지가 되고 싶다. 아니, 어떤 독특한 증거가 되고 싶다.  나만의 아픔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아픔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함께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나타내는 증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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