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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 ㅣ 초록숲동시선 1
조동화 시, 박숙희 그림 / 초록숲 / 2015년 11월
평점 :
동시를 읽으면서
주위를 눈여겨 보고 사랑스럽게 볼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일까?
조동화 시인과 박숙희 동화작가의 합작품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는
그런 소중함을 선물해주고 있다.
언제부턴가 대충대충 설레설레하는 것에 익숙해진 나는
이 동시집을 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한장 한장을 정성으로 싼 보자기를 푸는 마음으로
동시를 읽었다.
동시집은 나비, 새, 풀, 나무의 이름을 알려주는
형태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랑이 듬뿍 담겨있다.
거꾸로여덟팔나비(전문)
막 한자를
익히기 시작한
개구쟁이
검은 칠판에 흰 분필로
'여덟팔'
거꾸로 겨우 써놓고
"엄마, 이것봐
이거 여덜 팔 맞지?"한다.
"아냐.
아니래두."
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냐, 엄마
이게 틀림없어."하며
자꾸 우기는 개구쟁이

신기하고 재밌다.
어쩜 자연속에서 숨겨진 그림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놀랍고 존경스럽다.
새 (전문)
사람은
하늘 땅 바다를
나누어서 살아도
새들은
무엇하나
나누는 법이 없다
온 세상
하늘 땅 바다
오고 싶으면 오고
온 세상
하늘 땅 바다
가고 싶으면 간다

동시에는 인생철학까지 담겨있다.
담백한 시구와 박숙희 작가의 삽화가 정말 예쁘다.
색연필의 부드러운 터치가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동시를 읽으면서 무뎌진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마구 샘솟았다.
나비, 새, 풀, 나무의 신기하고 오묘롭고 재미난 이름에
눈이 반짝했다.
새로운 시각과 따사로운 사랑을 건네준 푸른빛 동시집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서 도서관에서 나비, 새, 풀, 나무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여유가 있다면 자연으로 나가 진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나비, 새, 풀, 나무와 같이
숨쉰다는 자체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