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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의 여왕 1
이재익 지음 / 예담 / 2017년 3월
평점 :
팟캐스트로 알려진 이재익 작가의 1장짜리 단편글을 어느 잡지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짜임새 있는 구조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 그리고 분위기 있는 어투가 참 끌렸던 그 글을 바탕으로 그의 신작 ‘키스의 여왕’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등단 작가라고 적혀있는 첫 페이지로 여러 영화의 시나리오도 썼다니...
내용은 아픔을 간직한 최고의 톱스타 유리가 최대 벤처기업 선호와 결혼 후 선상 신혼여행에서 남편의 실종을 목격하고 살인혐의자로 지목되는 과정과 그 수사에 대한 미스터리 로멘스물이다.
제목에서 로멘스 소설 티가 나듯이 내용 또한 로멘스의 기본 문법과 틀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다. 유리의 사건 변호인으로 최고의 로펌 변호사이자 사시 수석 경력의 전 애인이 뛰어들고, 같은 해 사시 차석이 또한 여러 이유로 사건에 뛰어들어 그녀에게 애틋한 감정을 쏟으며, 그녀를 바라보던 연애계 관련 한 조폭이 그녀의 안위를 위해 보디가드를 붙여주는 사건의 주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그녀를 응원한다.
과거에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최고가 된 그들만의 리그에서 검사, 변호사, 벤처인, 기자 등이 엮어서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로멘스의 문법 속에서 독자의 시선을 끌으려 무난히 애를 쓴다. 사실 400족에 달아서도 이야기의 반밖에 담지 못한 ‘키스의 여왕’을 좀 간략히 써도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3분의 2분량이 지나면 재미가 느껴오기 시작한다.
문단의 등단 작가라 그런지 비문이 많지 않고 문단이 짧아 잘 넘어가지만 사건을 풀기 위해 등장하는 인물에 너무 힘을 쏟다보니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위해 시간이 많이 든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작품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주인공 유리, 그 누구보다도 유리를 사랑하는 것 같은 작가의 필체에는 그녀가 살인범이 아니라 남편의 자작극 아니면 다른 음모가 있을 거라는 것을 예측하며 궁금증을 자아낸다.
로멘스 소설이 그러하듯 빠르게 스킵하여 2~3시간만 투자 하면 ‘키스의 여왕’의 1권을 독파하며 그 유쾌한 작가의 음흉한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2부의 반전을 기대하며 봄 맞이에 적당한 소설로 채운 오후의 한나절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