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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BOOn 9호 - 2015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9회를 넘어선 ‘BOON’은 점점 다양성과 깊이로 자리 잡고, 많은 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이번 호에는 일본 내 문학상으로 권위가 있는 아쿠타가와상, 미시마 유키오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등 들어봄직한 작가의 이름을 따온 상들을 휩쓴 다나카 신야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기성세대에 대한 도전정신이라는 시대의 틀에 박히지 않고 자유로운 세계관으로 글을 쓰는 신야는 하루키처럼 보편성과 이국적 이미지를 가지고 대중을 사로잡기 보다는 비겨나간 시각에서 자유로움을 꿈꾸는 작가로 보인다.
일본의 현대 작가의 좌담회에는 히라노 게이치로를 논하고 있다.
중세를 모티로 글을 쓰는 그는 움베르트 에코의 인용 “나는 모든 것에서 중세의 시기를 본다. 그 시기는 중세적이지만 중세에 살고 있지 않은 나의 일상의 관심사에 투명하게 투영이 되어있다.”의 질문에 작가는 “살 수 있는 가치가 없는 상태라도 역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려 했던 중세 말기 사람들의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에, 1990년대 말 이 세계는 정말 내가 살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내가 이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들을 생각했던 저는 대단한 공감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공감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역시 작가는 글을 쓰는 자들이라 뛰어난 상상력으로 전혀 다르게 생각되는 현상에서 무엇을 찾아내고 무엇을 만드는 능력과 말을 말이 되게 구성하는 능력이 뛰어난 듯 보인다.
인상적인 것은 다양한 측면의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의견을 가지고 대립하는 경우, 같은 이야기지만 대립의 측면에서 접근하게 되면 영원히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대립의 부분은 놔두고 말이 통하는 부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작은 실금에 뚝이 무너지듯 서로의 물결이 통할 수 있다고 하는 결말은 참 인상적이었다.
책의 다양성은 일본의 문화와 그 문화를 담고 있는 지역의 모습을 선사하는 내용까지 섭렵하고 있다. 이번 9호에서는 규슈오레 탐방을 통해서 후쿠오카 현, 무나카타 오시마 코스를 보여주고 있다.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여행의 이야기를 거쳐 가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 현재와 미래의 양국의 모습을 정치를 넘어 문화와 역사의 대화를 통해서 풀어가려는 장이 나온다. 점점 국수화 되고 있는 일본과 그에 분명한 인식차를 내고 있는 주변국 그리고 한국은 유럽의 역사 대화를 통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함께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에 묶여서 미래로 가지 못한다면 이 또한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이밖에도 일본의 에세이, 문학과 출판의 동향 그리고 서평과 현재 신작들의 소개는 날로 익어가는 BOON의 다양서과 깊이 있는 소개와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최초의 일본 문화 콘텐츠 전문지로 시작된 BOON이 계속이어지기를 기대하며 깊은 문화교류에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