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내
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 따라서 심리성적 발단단계로 구분하자면 5단계인 생식기에 접어들어 성적인 욕구가 이성을 향한 욕망으로 나타나 자연적 호기심을 맹렬히 보여주는 주인공 솔랑주의 성장기를 그린 가시내는 여류작가 마리 다리외세크의 자전적 소설로 더욱 호기심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한국어판 제목으로 계집아이의 방언을 갖다 붙인 것이 작가의 의견을 반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 제목은 클레브로 솔랑주가 거주하는 마을 이름이다. 클레브는 프랑스에 존재하지 않는 지명으로 17세기 작가인 라파예트 부인이 1678년 프랑스 궁정을 배경으로 봉건윤리 하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번민을 그린 클레브 공작부인이란 작품에서 따왔다고 한다.

가시내는 어쩌면 사랑과 번민에 대한 섬세한 심리묘사를 그린 클레브 공작부인의 오마주인 셈이다.

 

가시내는 처음부터 거리낌 없이 모든 호기심을 던져놓는다. “하얀 소시지처럼 덜렁거리는 아버지의 그것은 비오츠 씨의 것과는 매우 다르다.”, “학교 아이들은 모두 섹스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흥분과 자극을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외설 문학과는 구분이 된다. 특히, 포르노는 독자인 제3자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 가시내는 주인공 자신이 느끼는 호기심에 관한 솔직한 표현이다.

내용에 표현되어 있는 여러 성적사건들에 대해서도 주인공은 제3자적인 입장에서 무덤덤하게 지나쳐간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뉴스를 통해서 무덤덤하게 지나쳐 가듯이.

 

하지만 스토리를 중심으로 가시내를 읽어나간다면 이 책은 너무도 거칠고 분철되어있다. 단편적인 사건들과 감상 그리고 호기심들을 여기저기 끊어지고 파인체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덕지덕지 붙여놓았을 뿐이다.

가시내는 큰 틀에서 초경을 이야기하는 시작하다.’, 첫 연애와 유사성행위를 그린 사랑하다.’ 마지막으로 첫 경험을 다룬 다시 시작하다.’로 구분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스토리라인을 거론하기엔 이야기의 본질을 헤칠우려가 있다.

 

누구나 솔랑주처럼 열정이 가슴을 사로잡은 시절이 있었다. 비오츠와 같은 존재가 있었고 열망과 호기심이 사고를 벗어나기도 했었다. 넘쳐나던 성적 소설과 만화를 돌려보다 실전으로 돌격하는 이들 중에 임신으로 학교를 등지거나 그와 관련된 사고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남은 아이들은 시간에 떠밀려 그 격렬히 요동치던 시절과 작별을 했다.

작가 마리 다리외세크도 그중 하나였고 전부 기억할 수 없는 시절과 입 밖으로 내뱉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적당히 버무려 추억으로 기록하였다. 전혀 문제될 것도 선정적일 것도 없는 작가의 어린 날의 기억은 소녀의 성에대한 담론을 사회에 부유해 놓은 채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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