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평점 :
“누구나 헤르만 헤세를 안다. 하지만 시인 헤세와 함께한 여인들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 ‘헤르만 헤세의 사랑’은 그가 사랑했고 함께 했던 세여인의 자취를 통해서 헤르만 헤세의 삶과 사랑을 조명한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의 시작도 바젤의 학자 집안 출신이자 그 지역의 유지의 딸인 사진작가 마리아 베르누이와의 만남과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당시 34살의 노처녀이자 연상인 베르누이는 아마도 연하인 헤세를 더욱 사랑한 듯하다. 가문의 엄청난 간극과 베르누이 아버지의 엄청난 반대에도 베르누이 홀로 가족을 설득시키고 집을 구하고 지참금을 구해서 헤세를 부른다. 하지만 적극적인 베르누이에게 조금 부담을 느꼈을까? 헤세의 자세는 조금은 뜨뜨미적지근했으며, 장인을 찾아뵙기를 미루다 화난 장인은 결혼식 참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둘은 결혼을 했고 브루노와 하이너 둘을 낳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헤세를 보고 첫눈에 반한 성악가 루트와 젊은 여인에게 정신을 빼앗겨버린 헤세의 두 번째 사랑으로 막을 내린다. 이 책 ‘헤르만 헤세의 사랑’은 ‘목소리’라는 실제의 편지를 통해서 헤르만 헤세의 편지, 마리아 베르누이의 편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편지를 실음으로써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감정을 담고 있다.
헤세의 매정함을 나타내는 편지 중 이런 글이 있다. “나로서는 이혼을 그리 서두를 생각이 없다네. 아내가 3년간 정신병을 앓는다면, 자동적으로 이혼이 성립된다고 하니까 말일세. 지금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2년만 더 기다리면 되는 거지.” 하지만 루트를 생각하는 이러한 글도 있다. “루트와의 관계도 다른 여인들과의 관계와 다르지 않습니다. 육제척인 건 그저 유희일 뿐이지요. 나는 여성이 육체적인 욕망을 요구할 때만 그걸 받아들이지만 루트는 그걸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동료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도 헤세의 비서이자 미술학자인 니논 돌빈을 만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헤세는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문학을 했고 사랑을 나누었다. 연약했으며, 예민하였고, 감정에 약한 듯 보였지만 메마르기도 했다. 이 책 ‘헤르만 헤세의 사랑’은 그의 문학을 배제한 체, 사랑을 통한 삶을 조명한 책으로 그의 문학가적인 아우라에 갇혀 잊고 있었던 한 사람을 올곧이 인간으로써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심약하면서도 이기적인 인간, 자유를 즐겼으며 사람을 좋아했던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였던 그의 삶은 그대로의 인간이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