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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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삶을 이어온 이창래 작가의 만조의 바다 위에서는 노벨 문학상 수상의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작가라서 그런지 작품의 무게감과 페이지 수의 묵직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인간사에도 조수간만의 차가 있는 법. 밀물을 타면 행운을 붙잡을 수 있지만 놓치면 우리의 인생 항로는 불행의 얕은 여울에 부딪쳐 또 다른 불행을 맞이하게 되겠지.

지금 우린 만조의 바다 위에 떠 있소. 지금 이 조류를 타지 않으면 우리의 시도는 분명 실패하고 말 거요.” 세익스피어의 작품 줄리어스 시저가 그에게 말해준 인생항로가 그에게 영향을 준 것일까?

 

작품은 미래의 한 도시 B-모어에서 평온한 삶을 살던 중국계 판이 남자친구 레그가 사라지자 만조의 바다 위에서 밀물을 잡으러 떠나는 항로를 그리고 있다.

신중국의 작은 강변에서 살던 판의 조상들은 마실 물이 사라지자 마을을 떠나 한때 볼티모어라 알려졌던 B-모어에 정착하게 된다. 물론 토착민이던 19세기 아프리카 노예들과 20세기 중앙아메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한동안 번영을 누리다가 처참하게 쇠퇴하여 사라진 후 그들은 어떠한 부딪침 없이 이곳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또한, 조상들을 도를 넘어 간섭 하거나 완전히 태만한 정부 단체들은 존재하지 않았고 연합을 형성한 회사들의 지배를 받는 이 소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B-모어에서 수조관의 잠수부로 일하던 판은 갑자기 사라진 남자친구를 찾아서 아니면 자신의 삶을 찾아서 B-모어의 테두리를 벗어나 만조에 몸을 맡긴다. 고속도로를 걷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수의사인 쿼그와 로린 부부에 의해서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삶은 요동치게 된다.

사실 B-모어는 조지오웰의 1984의 도시가 생각나는 계획되고 효율적인 것을 찾는 도시로 느껴진다. 그러나 그 극도로 효율적인 도시에서 행복을 찾은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그녀 판을 세상으로 향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작고 말수가 적은 판, 하지만 그가 만나는 어느 곳에서나 그의 자리가 있고 그의 가치를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인간성을 상실해 버린 시간, 개인의 가치를 무시한 체 행복을 무시해버린 전체주의적 공간에서 개인의 자아와 능력으로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고 조화로운 공간과 시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가늠해 본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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