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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출입 금지
코르네이 추콥스키 지음, 김서연 옮김 / 호메로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생을 시작한 낯설은 작가 코프네이 추코스키는 자전적 성장소설 ‘학교 출입 금지’를 접했다. 어느 평론가가 “언제까지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 곁에 존재하는 부정한 것들에 대한 우리의 증오를, 우리의 행복을 가로막는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에 대한 우리의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진실한 충고를 가지고 있다고 한 말을 곱씹으며 책장을 폈다.
학교의 후견인인 폰 류스티흐 백작의 참관으로 시작하는 러시아어 받아쓰기 수업은 어린 시절 뒤쳐진 아이들에게 누구나가 그렇듯 곤혹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은 이 난관을 꾀로 극복하고자 작전을 짠다. 학생들 여섯 명이 발목에 가느다란 실을 연결해서 발을 움직일 때마다 ‘한 번은 쉼표, 두 번은 느낌표, 세 번은 물음표, 네 번은 쌍점’라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간다. 이 되도 않는 전략은 글씨 쓰는 속도가 모두 다르고, 녀석들 보다 빠른 글쓰기에 엇박자 신호를 보낸 주인공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여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고 2년 후, 5학년 된 시험 이후, 친구 쥬자가 성적표 위조로 여섯 개의 눈이라 불리우는 부르그메이스테르 교장에게 탈로가 나고 그 방법을 알켜준 친구 튠틴이 아니라 2년전 받아쓰기 작전의 주동자로 지목된 주인공 리타 바진스카야에게 모든 선동의 책임 돌아가고 퇴학을 맞게 된다. 학구열이 강한 어머니, 우승생인 누나와 같이 아들의 성공을 기원하며 학교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 어머니에게 사실을 알리기는 너무나 힘든 시련, 몰래 학교도 가보고 여러 가지 이유로 진실도 숨겨보지만 결국 털어놓게 된다.
사뭇 ‘시네마 천국’을 연상케하는 이 책의 장면들은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거나 든든한 친구이자 조언자인 토토의 친구 할아버지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어린 시설의 자유로움과 풋풋함이 낡은 관념과 굴레에서 부딪치며 자신의 삶의 형태를 만들어가며 키워가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작가는 말한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며 두려움 없는 나를, 진정한 주인공인 노력을, 자존심 강한 내 어머니를, 사랑스러운 마루샤를, 티모샤를, 핀티-몬티를.... 포마 삼촌을 아껴준다면 나는 더없이 행복할 것이다. .. 비록 우리 생활에서 근절했다 할지라도 아직 어느 곳에서든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정한 것들에 대한 나의 격한 증오심을 나눠 갖기 바란다.”
사랑하며 싸우지 않는 자 진실한 삶을 걸었다하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이 작가 코르네이 추콥스키가 우리에게 남기는 작은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