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김호경 지음, 전철홍.김한민 각본 / 21세기북스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폭풍처럼 밀려드는 이순신장군의 거대한 울림은 영화를 거쳐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김호경의 소설 명량은 '영화를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쉽게 접할 수 있고, 꼭 대본을 읽는

느낌이 묻어난다.

 

 조선시대 무능한 왕 선조는 전쟁의 휘오리 앞에서 나라를 지키는 장수를 거두어주기는 커녕

몰아붙이면서 나라를 풍전등화의 형세로 만들고 있었다.

 나서지 않는 것도 전술이거늘 이것을 트집을 잡아 이원익을 시켜 조사케하고 압송하여 투옥시킨다.

 하지만 원균이 칠천량에서 참패해 수군이 전멸하자, 이항복의 상소로 28일 만에 출옥하고

3도수군통제사에 오르나 몸이 많이 상한 상태였다.

 하지만 상한 것은 몸만이 아니었다. 이미 구선은 찢겨 간신히 한 척만이 남아 있었고 나머지는

판옥선 12척이 전부였다. 또한 군의 형세는 쓰러질대로 쓰러져 많이 이가 군영을 이탈고 장수들은

내분을 일으켰다. 

악운은 연이어 발생하듯 또다른 복병은 무능한 선조였다. 형세를 알지 못하는 선조는 수군을 버리고 육군에 모든 병사를 합류하라 명하니 그야말로 조선은 침몰위기에 있었다.

바다를 버리는 것은 조선을 버리는 것임을...

 

 영화를 보면 일본의 이단아 히데오시의 심복으로 조선 침략의 책임을 지고 출병한 와카자카와 그의

수하 카토 보다는 해적이라 칭해지는 건달 구루지마와의 상호대칭을 이루는 호적수의 형세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장군의 적은 오직 자신 뿐이었다.

한 없이 부족한 군사, 형편없이 적은 군함, 시들어 버린 사기, 흩어진 마음들, 그 무었도 이 싸움을

전쟁이라 칭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부족함과 어려움, 그리고 두려움을 전쟁은 점차 용기로 만들어간다.

 

우리 모두는 전쟁의 끝을 알지만 책을 놓기에는 맘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백성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시대 앞에 배신을 당해야 했던 아픔의 그림자가

마음의 빛으로 맺쳐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 성웅으로만 인식되던 장군의 이미지가 이야기 속에서 고뇌와 아품 속에 숨쉬는

인간임을 느끼며 왠지모르게 살갑게 다가오는 것은 시대 저편에 흐르고 있는 그의 인간애와

백성에게 품어지는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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