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ek Seok: Poems of the North (Hardcover)
Baek Seok / EXILE Press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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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은 대중에게 그리 알려진 시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교과서에서도 대중 문학이나 지면에서도 그리 인용된 시인이 아니었다.

그가 남한에 거론되지 않은 이유는 바로 백석 시인이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고향 평안북도 정주로....

그리고 간혹 듣던 그의 시를 백석 시 모음집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의 시는 서정시로 분류되지만 그만의 독특한 문채와 매우 토속적인 향취를 품고 있다. 그의 시는 주막, 고방, 모닥불, 머루밤, 고야, 삼방, 고사, 야반, 삼호, 남향 등 우리 고유의 자연과 동물 그리고 우리말로 표현되는 다양한 사물과 심경을 시로 읊고 있다.

백석 시 모음집에는 사슴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얼룩소 새끼의 영각이라는 분류, ‘돌덜구의 물그리고 노루국수당 넘어라는 네가지 소제목을 통해서 그의 다양한 시선들을 선보인다.

백석 시 모음집을 보면 먼저 영문으로 되어 있고, 그를 번역한 아니 원래 우리글로 태어난 백석의 시가 채워져 있다.

시는 1인칭 시점으로 그의 추억, 감정, 묘사 등이 깨알같이 우리의 맘을 울린다.

아니 어쩌면 그의 표현이 어려워 영문을 귀뜸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백석의 시는 길거나 짧고, 간결하지만 길어지기도 하고, 은유적이지만 직설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돌덜구에 천상수가 차게 복숭아나무에 시라리타래가 말러갔다.”라는 한국어이면서 알아듣지 못하는 비유적인 간결한 시는 영어로 “A heavenly rain on the stone mortar cooled Radish leaves dried aloft the peach tree"로 짧은 견해로는 돌덜구에 내린 하늘의 비 때문에 라디쉬 잎이 복숭아 나무에서 말라붙었다.”라는 말인데 어렵기만하다.

이렇듯 백석의 시는 뜻을 전부 이해하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음미하고 넘기며, 다시 읽어보고 느끼고, 넘기기에 좋은 시가 아닐까?

우리에게도 이렇게 어려운 시가 영어권에서 어떻게 번역되고 읽혀지는지 신기하다.

백석 시 모음집첫 파트인 사슴을 넘기고 나면, 연작시, 종잡을 수 없는 마음, 맛과 향과 전원시, 동식물상 그리고 마지막 만주시파트로 기대하던 백석의 짧은 시선들이 끝을 맺는다.

시만큼 느낌과 감상이 다른 시들이 있을까? 그보다 더 다채로운 시가 백석의 시인 듯 싶다.

백석의 시는 토속과 서정으로 묶으기에는 그 선을 넘어서 그만의 독특한 색책를 곳곳에 다르게 분산시킨다. 빛을 스팩트럼에 반사시킨 백석의 시가 이제야 빛을 받아 우리에게 다가온 아쉬움만큼이나 더욱 자주 접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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