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1 수능대비 한국문학 필독서 2
이광수 지음, 송창현 엮음 / 넥서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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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인 무정은 굴곡진 역사의 현장에서 때로는 연민의 시선으로 국민을 바라보던 때로는 왜곡된 인식으로 시대를 살아갔던 작가 이광수의 작품이다.

작품 무정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 된 애정소설로 1차 대전 이후 사실주의로 빠져드는 해외 소설의 흐름과는 달리 주인공 형식과 영채 그리고 선형의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약 1달간의 생사를 넘어서는 로맨스를 담고 있다.

그러나 단지 남녀상열지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춘원의 삶에 비추어 연결되는 이야기 흐름과 시대의 고뇌,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고 사건단위로 전개되는 이야기 구성, 그 당시 현실사회에 흐르던 풍속적 언어 즉 구어체로의 묘사, 짙은 개몽적 색체로 인해 작가가 잘못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생각도 소설 속에서 엿볼 수 있다.

무정은 두권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연결해간다.

주요 줄거리는 영어 선생인 형식이 유학을 준비하는 김 장로의 딸 선형과 자신이 어렵던 시절 도와주었던 집안의 딸 하지만 현재는 집안이 풍비박산 나 기생이 되어버린 영채와의 3각 관계를 다룬 소설이다.

21세기에서도 물론 고민이 되겠지만 더욱 유교적인 가치관을 가졌던 근대에서 아무리 자신을 도와주었던 집안의 딸이지만 기생이 되어버린 영채보다는 집안도 풍요롭고 신여성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선형이 마음에 닿았을 것이다.

하지만 바람에 흔들렸던 작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형식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약한 모습에 영채의 고유한 가치는 훼손되고 선형의 정해지지 않은 미래도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만다.

마지막은 지금 우리는 장차 무엇으로 조선 사람을 구제할까 하고 각각 제 목적을 말하던 중일세”, “이 땅 사람이 되었네, 힘껏, 정성껏 붓대를 둘러서 조금이라도 사회에 공헌함이 있으려 하네로 주인공들 각자가 사명감을 가지고 유학을 떠난다는 결론을 갖는다.

책은 그 보다 먼저 쓰여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보다는 재미가 덜하지만 우리네의 토속적인 향취는 더욱 강하다. 같은 시기에 쓰여진 조이스의 율리시스 보다 치밀한 구성이나 은유와 깊이는 덜하지만 재미는 더하다.

하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우리가 풍자적으로 알아야할 내용들이 대부분 명시적으로 전달되어 상상의 폭을 좁게 하고, 작가의 보수적인 성향이 여기저기 언어와 상황으로 여성의 캐릭터에 접목되어 약간은 답답하고 결정론적 시각으로 보여진다.

한 남자의 선택에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영채나 조선을 위해 유학을 떠난 여자의 학문이 음악으로 국한되는 등 조금은 상상력이 부족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 당시 상황을 읽고 재미를 추구하는 데는 일정 역할을 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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