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의 탄생 - 청제국에서 시진핑까지 너머의 글로벌 히스토리 4
클라우스 뮐한 지음, 윤형진 옮김 / 너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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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자인 클라우스 뮐한이 10년 넘게 공들여 쓴 책인데, `현대 중국’의 출발점을 청의 전성기로 잡고 중국의 `제도’가 장기지속하면서 도전에 대응하며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라는 큰 질문을 중심으로 이 시기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풀어냅니다. 중국 정치에서 중앙정부(현재는 당국가)의 권력이 강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방 세력, 군벌, 반란군, 씨족 등 다양한 행위자가 있다는 것, 정부와 경제(민간기업)과의 관계, 주권과 국경 관리의 문제, 환경과 기후, 자원 등이 중국 역사에 미치는 영향, 사상과 관념 등 지성사의 문제를 중심으로 서술합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계속 밑줄을 긋게 됩니다. 청이 쇠퇴한 1830년대 이후 중앙정부와 관료기구가 위기에 빠지면서 지방에서 특히 군사력을 지닌 세력들의 힘이 커졌고, 외국 제국주의의 침략이 겹치면서 군사주의와 민족주의가 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힘이 되었다는 것, 민국시대부터 중국 정치에서 계속된 `무자비한 국가 권력 추구‘가 마오쩌둥 치하에서 계속 확대되었고 이것을 분산하는 과정이 개혁개방이었다는 것,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에는 중국의 역사적 유산인 행정 경험, 정교한 시장 등이 작용했다는 것, 문혁 이후 1977년 대학입시의 부활은 `과거제 유산(관료제) 부활’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 현재 중국의 강력한 애국주의에는 정부가 `주입하는 것‘만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애국주의가 있고 이 두 가지가 매우 미묘한 긴장관계이자 때로는 당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는 것, 단일하고 고유한 `중국모델’은 없으며 중국 스스로의 역사적 유산과 광범위한 외국의 모델을 이용해 다층적 실험과 적응을 해왔다는 것...... 여러 가지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지은이가 극단적 중국 위협론이나 `중국 대안론’에 쉽게 빠지지 않고 냉정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현대사의 정치제도가 “전장에서 군사작전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정당성의 기초가 부족했고 교화와 선전, 억압, 경제성장으로 이를 메우려 해왔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인민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할 수 있는 정치 체제 개혁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는 저자의 결론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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