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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와 미국이 주도한 20세기 후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시만큼 좋은 관찰 대상은 없다. 20세기 전반까지 미국은 연방정부보다 지역성이 더 중요한 공동체였다. 지역별 대도시는 인구 이동에 따른 갈등이 물리적으로 표출된 공간이었고, 이 갈등은 대개 연방정부보다 지역사회가 주도해 해결 혹은 무마했다. 저자 박진빈은 <도시로 보는 미국사>에서 지역별 역사를 서로 비교하며 미국 사회의 주요 정책적 변화를 읽어낸다.
책에 등장한 도시의 족적을 살피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수자의 눈물을 접하게 된다. 1919년 시카고 인종갈등, 세인트루이스의 공공임대주택 정책 실패, 로스앤젤레스의 아시아인 배격처럼 주요 역사적 국면마다 미국 지역사회는 소수 인종과 계급적 소수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공간적으로 거주를 분리하고 정책 수단으로 이들을 공동체에서 배격하는 시스템은 오늘날도 여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