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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구미호부 - 동화로 배우는 존중 ㅣ 즐거운 동화 여행 61
김경구 지음, 공공이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3월
평점 :
누군가를 존중하는 마음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는 있어도
무턱대고 강요만 한다면 존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지도 않고
무엇보다 그 필요성에 대한 의문만 더욱 커질 것 같아요.
항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어서 우린 선택을 해야 하는데요,
저는 그 많은 방법들 중에서도 이야기를 통해서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옳다고 믿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방과후학교 구미호부는 서로 존중하면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여덟 편의 이야기로
엄마 먼저 읽고 우리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을 해 준 도서예요.

여덟 편의 이야기가 이렇게나 많은 교과와 연계되어 있다고 하네요.
제가 학교 다닐 때 가장 알쏭달쏭한 과목이 도덕이었는데,
그때 여덟 편의 이야기를 미리 만나봤더라면 저 역시 진심으로 '존중'을 이해하고 실천했을 것 같아요.

둘만의 신호
범서와 진우는 둘도 없는 단짝이랍니다.
이렇다보니 둘의 안부를 서로에게 묻는 사람들도 있고
서로의 약점도 강점도 가장 잘 아는 사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줄넘기 대회를 앞두고 줄넘기가 약한 범서를 진우는 진심으로 응원하며
둘은 함께 줄넘기 연습을 하며 실력을 쌓아갔어요.
줄넘기 실력을 테스트하던 날,
범서는 처음 실력보다 월등히 좋아져서 다섯 명이 남을때까지 남아있었어요.
그러나 진우에게...줄넘기에 자신만만했던 진우에게
줄넘기 중에 체육복 반바지가 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줄넘기를 멈추어야만 했네요.
이때 진우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진우의 팬티를 보고 말았어요.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대포 소리처럼 터졌을때,
옆에 서 있던 범서가 입을 헤~ 벌리며 웃고 있는 모습도 진우의 눈에 들어왔네요.

그때부터 진우는 범서와 눈도 마주치기 싫어 급식을 먹을 때도 따로 앉아서 먹었어요.
그렇게 2주가 지나갔고, 우연히 엄마가 범서 엄마와 통화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범서가 잠도 잘 못 자고 잘 먹던 삼겹살도 안먹는다고 하네요.
다음날 학교에서 본 범서는 평소와 달리 홀쭉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진우는 속으로 살 빠져서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말았어요.
그러다 체육시간에 2인 3각을 하게 되었는데,
진우는 범서와 짝이 되어 달리게 되었어요.
범서가 오래 달리는 것은 잘 못 하지만 2인 3각은 정말 잘해서
작년에도 진우와 범서가 학년 대표로 뽑혔다고 해요.
다리에 끈을 묶을때만해도 서먹서먹하던 둘은
운동장 중간쯤 왔을 땐 호흡을 맞춰 달리게 되었어요.
바로 둘만의 신호로 그 동안의 어색함도 풀고 2인 3각도 1등을 하였어요.
둘만의 신호에서는 친구를 존중하려면 경쟁심을 버리고
친구의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고
혹 분노가 올라오더라도 참을 줄 알아야 나 역시 존중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참으로 값진 이야기가 아닐 수 없어요.^^

항아리 속에서 익어가는 꿈
혹시 어딘가에 내 꿈을 묻어두지 않았나?를 떠올려 보게 되는 이야기예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입사 5년차에 타임캡슐을 작성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10년 뒤 나에게 편지를 써서 그것을 타임캡슐에 넣는 것이었는데,
저는 여전히 같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네요.
편지에는 10년뒤 캐나다에서 살고 있을 나에게 라고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ㅋㅋ
항아리 속에서 익어가는 꿈은 어느 초등학교에서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항아리 뚜껑을 하나씩 여는 행사가 있어요.
올해는 3회 졸업생들과 현재 초등 6학년에 재학중이 학생들이 함께 행사를 참여하는데,
놀랍게도 세환이네 엄마아빠께서 같은 학교 3회 졸업생이라고 합니다.
이 날 행사는 30년전에 쓴 편지와 가장 아끼는 물건을 하나씩 받고
3회 졸업생 중 두 분이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갖았어요.
그런데 그 두분이 현재 부부이고 세환이의 엄마아빠라는 사실^^

엄마아빠의 30년전 편지는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어요.
특히 엄마에게 작가의 꿈을 꿀수있도록 격려해주신 은사님의 이야기는
자아존중감을 심어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 느낄수 있게 해 주었어요.
나를 존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존중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였을 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더불어 남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행운이와 하늘이
행운이는 행운목에 붙여진 이름이에요.
행운이는 하늘이네 집에 와서 하늘이 엄마가 갖꿔주셔서 흡족한 생활을 하던 중
하늘이가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되면서
두 달동안 아무도 돌보지 않아 말라 비틀어지면서 화분에서 뽑혀
마루 밑으로 자릴 옮기게 되었어요.
마를대로 말라버린 행운이는 도둑고양이의 발길질에
마루 밑에서 나오게 되는데...
이때 집안에 홀로 있던 하늘이가 벽을 짚고 일어서서 한 발짝 한 발짝 떼더니
결국 다리에 힘을 잃고 고꾸라져 마루 아래로 떨어지고 말아요.

이를 보던 행운이는 안절부절 못했지만,
하늘이는 말리비틀어진 행운이의 몸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일어서서
행운이를 지팡이 삼아 마당을 걷기 시작했어요.
그 후로도 행운이를 짚고 계속해서 걷기 연습을 하던 하늘이는
어느 날 스스로 걸어 볼 용기를 내어 행운목을 짚지 않고도 걷게 되었어요.
하늘이네 가족은 이 모든 것이 행운목이 가져다 준 것이라 여기며
행운이를 살리는데 정성을 다하여 급기야 행운목에 꽃이 피게 되었어요.

이번 이야기는 상대방의 아픔을 공감하면 존중하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행운이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하늘이가 자신을 짚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하늘이도 걸음 연습을 할 때 행운이가 필요했지만 싹이 난 것을 보고
화분에 심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었듯
서로서로 아픔을 공감하며 서로의 입장에서 보아야 함을 알려주고 있어요.

우리가 지킨다
남이 버린 것만 주어다 먹던 털털이네
다른 고양이들은 쥐도 잡고 사람의 집에 숨어들어 생선 따위를 훔쳤지만,
털털이는 소신있게 부모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죽이기 않고 훔치지 않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털털이의 귀가가 늦어져서
털털이 부인이 큰길로 마중을 나갔다가 그만 사고현장을 목격하게 되네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정신을 차리고 얼능 달려가서
털털이를 물고서 끌고 나왔는데
남편 털털이는 "지현동 1306번지"를 낮은 신음소리로 얘기하고 눈을 감아 버렸어요.

남편 털털이가 힘겹게 얘기해준 지현동 1306번지는
남은 음식을 주는 집이었어요.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참이랑 수지도 아빠를 먼 곳으로 보내고
엄마와 함께 셋이서 겨우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참이 엄마는 털털이네 가족에게 남은 음식을 꼬박꼬박 챙겨 주었네요.
그러던 어느날 도둑이 들었는데
털털이네 가족이 힘을 모아 도둑을 쫓아낼 수 있었어요.

동물 사랑은 자연에 대한 존중입니다.
참이네 가족과 고양이 가족이 서로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사람과 동물이 서로 돕고 살지 않으면 결국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이야기로
자연에 대한 존중은 곧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을
동물 사랑은 곧 자연사랑을 의미한다는 이야기예요.

방과후학교 구미호부
그 이름도 매우 특이한 구미호부
학교에 방과후교실로 '구미호부'가 생긴다면 정말 가입할 친구가 있기나 할까요?
어른들보다 훨씬 더 호기심도 많고 두려움도 적은 어린이들이라면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인 세린이처럼 당당히 가입하고 구미호도 직접 만나볼 수 있을텐데요
과연 마지막까지 남아서 신기한 구미호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는 몇이나 될지....

아이들이 한 살씩 나이가 더해지면서
왜?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고 있어요.
물론, 유아기때 얘기하던 "왜" 와는 아주 많이 다른 의미의 왜인거죠.
어째서 부모님이 얘기하는대로 해야하는지
어째서 선생님께서 시키는대로 해야하는지 진심으로 묻는거니까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질문한다고해서 버릇없다고만 할건 아니에요.
그 나이에 맞게 그래야하는 필요성을 이유를 얘기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는 것에
매사 "왜"를 붙인다면 그건 좀 곤란하겠죠?
이런 때 필요한 존중을 이번 이야기를 통해 배울 수 있어요.
선생님을 존중해야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을 잘 배울 수 있다는 것을요.

모두 여덟가지나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모두 소개하려고 욕심을 내다보니 이야기가 끝없이 길어져서
몇 가지 이야기만 소개해 보았어요.
존중하는 마음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다 인정하실거예요.
그런 '존중'을 어떻게 가르쳐줄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는데요,
기회가 되신다면 '방과후학교 구미호부'를 읽고 존중을 이해하고 실천하길 바래봅니다.
해당 글은 도서를 무상으로 받고 작성하는 솔직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