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미션도
살아남기라는 미션보다 더 절실하고 긴박하지는 않을꺼예요.
그래서 살아남기 시리즈를 읽을때면 우리
형제들만큼 엄마도 흥미로워 하는데요,
이번 시리즈는 엄마가 제일 혐오하는
땅속 생물들이 등장을 하네요.
저는 사실 애완동물 키우는 걸 무척
꺼린답니다.
어릴 때 동생이 그리고 아빠가 워낙
동물을 좋아하셔서
일반적인 애완동물은 다 키웠던 집에서
자랐음에도 어찌된 일인지 적응이 안되네요.
특히 비오는 날 어딘가에서 불쑥 나타난
지렁이와 맞닥뜨리면 움찔하며 살짝 돌아가게 되구요.
게다가 쥐는 애니매이션 안에서나 귀엽지
실제로는 다람쥐마저 징그러워 하거든요.
이런 엄마라는 것을 분명 잘 알고 있는
젠틀군인데, 올초에 기겁할 일이 있었어요.
아이가 하굣길에서 우연히 만난 햄스터를
신발주머니에 담아 가져왔었거든요.
이때 집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친정엄마가
기겁하셔서 전화를 주셨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대로 밖에 내
보낼수는 없다며 큰 아이가 고집을 피운다는 거에요.
아이는 아기쥐라 보살핌이 필요하다며
저를 설득하려고 했는데,
순간 몸서리치게 싫은 맘이 더 컸던
저는
당장 원래 있었던 자리에 데려다 주고
오라며 호통을 치고 말았네요.

감정상하지 않게 시간을 갖고 얘기했어야
하는데 너무 싫은 맘이 커서 그만...ㅠ
이런 모습 정말 부끄러운데, 그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되었어요.
그렇게 떠나보낸 햄스터를 가끔 떠올리며
아이가 "햄스터 살아있을까?" 라고 묻곤 했는데,
이젠 제법 시간이 흘러 기억속에서도
많이 흐려졌는지 한 동안 얘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를 읽고나서 그때 생각이 또 났던지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하네요. >,<
'그래~~읽지말라고해도 책은
읽어볼 참이였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뿌이라는 이름의 여자 아이는 정말 제 스타일이 아니예요.
이 아이는 애완동물로 '지렁이'를
키우고 있거든요.
게다가 땅속 세계를 연구하는 데 푹
빠진 나머지 땅속을 직접 탐사하려고
몸을 줄이는 탐사복을
개발했어요.
그 덕분에
지오와 명수도 땅속 생물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긴
했지만,
흠 ... 여전히
뿌이는 제 스타일이 아니예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땅속 세계를
조금 알게 되었어요.
땅속에서 사는 생물들은
햇빛이 비치지 않고 공간도 넓지 않기 때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더라구요.
제일 먼전 시력 대신 다른 감각들이
발달된 생물을 알게 되었어요.
눈이 없어서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지렁이는 피부로 빛을 감지한다고 해요.
또, 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퇴화된
두더지는 촉각과 후각이 매우 발달했다고 해요.
다음으로 땅에 사는 동물들은 굴을 파서
이동하고 집을 만들어야 되서
앞다리가 발달한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두더지나 오소리는 강하고
큰 앞다리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땅을 잘
파지요.
땅속 생태계의 순환을 살펴보면 정말
놀라워요.^^
1차 소비자 지렁이가 썩은 식물이나
나무 부스러기를 먹어서 땅속을 청소해 주고
2차 소비자 두더지가 지렁이나 지네 등
작은 땅속 생물을 먹고 응가를 해요,
이때 분해자 세균이나 곰팡이가 죽은
동식물이나 배설물을 분해하면,
끝으로 생산자 나무가 미생물들이 분해해
놓은 무기물을 받아 흡수하는 거예요.
서로 서로 공동체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놀랍지 않나요?
딱 보고 지렁이의 앞뒤를 구분할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 역시 몰랐는데,
뿌이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어요.
환대랑 가까운 쪽이 입이고, 먼 쪽이
항문이래요.
그런데, 환대가 뭐냐구요?
환대는 머리 쪽에 있는 고리 모양의
띠로, 알주머니를 만드는 역할을 한대요.
몸집이 컸을때는 별일 아닌데, 몸집이
작아지니 집앞의 잡초도 무시무시하네요.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입고 있는 탐사복의
충전기가 망가진 상황이예요.
급한대로 태양 에너지로 탐사복 충전을
해 보는 아이들인데,
오늘따라 날씨가 안좋네요.ㅠㅠ
혹시 찰스 다윈이라고 들어보신적 있으세요?
이 분이 진화론으로는 유명하지만,
지렁이를 연구했다는 것은 처음 들어 보실거에요.
다윈의 명성에 비해 보잘것없는
주제였지만, 열성적으로 연구하고 정리했다고 해요.
지금부터 다윈의 지렁이 실험을 한 번
살펴볼게요.
지렁이는 빛을 알아챌 수 있을까?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다윈은
지렁이에게
촛불이나 랜턴 등 다양한 빛을비춰
보았다고 해요.
지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다윈의 손자 버나드는 지렁이 옆에서
호루라기를 불고,
아들 프랑크는 바순을 연주했었다고
해요.^^
지렁이는 냄새를 맡고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윽! 이번엔 다윈이 직접 지렁이에게
자신의 입 냄새를 맡게 해 보았대요.
또, 냄새 실험은 지렁이에게 붉은
양배추, 초록 양배추, 당근 등을 먹여 보았어요.
지렁이는 지능이 있을까?
다윈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른 종이
삼각형 303개를
지렁이 굴 주변에 가져다 두고
이 종이를 나뭇잎으로 착각한 지렁이가
끌고가는 모습을 관찰했어요.
지렁이는 얼마나 많은 양의 거름을 만들어 낼까?
아주 장기간에 걸친 실험이었는데,
풀밭 위에 일정 구역을 정해
석회 조각을 골고루 뿌렸다고
해요.
그 후 그 구역을 파서 석회 조각이
얼마나 깊이 묻혔는지 측정을 했어요.
다음으로 인상적 깊었던 내용은 땅속에
사는 포유류 이야기예요.
흙파는쥐는 초식성으로 뿌리와 덩이줄기를
먹고 사는 반면,
땅다람쥐는 식물뿐만 아니라, 메뚜기
같은 곤충은 물론 썩은 고기나 작은 동물까지도
맛있게 먹는 잡식성 동물인데, 뿌이
일행이랑 맞닥뜨리고 말았네요.ㅠㅠ
땅다람쥐는 설치류로 구분되는데,
수염을 곤충의 더듬이처럼 쓰면서 대상을
구별한다고 해요.
이때 나타난
무엇때문에 땅다람쥐가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워하는데,
윽!! 정말 끔찍하네요.ㅠㅠ
이번엔 피를 빨아 먹는
진드기의 등장이에요.
한번 피를 빨아 먹기 시작하면 자기
몸의 몇 배는 커진다고 해요.

뿌이가 이런 얘기도 해
주었어요.
어떤 생물이 사는지는 땅굴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구요.
땅꿀에도 동물마다 각기 개성이
있다면서요.^^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무사히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요?
땅속에서 위기를 넘기고 나면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와서 지칠대로 지친 아이들인데,
이번에는 턱이 무기인 병정개미와
맞닥뜨렸네요.
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2는 언제쯤
출간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