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거울에 역사를 비춘 루벤스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외국편 13
노성두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시리즈 를 아세요?

예술의 거울에 역사를 비춘 루벤스 를 읽고 나니,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중인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관람이 꼭 하고 싶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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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미술을 좋아하면서도 미술관이나 화랑에 가기를 주저하던 마음이 들던 가장 큰 이유가

잘 모르는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이었는데,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시리즈는 그런 마음을 말끔히 씻어 주었어요.

게다가 한창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면서 안목을 길러야 할 아동.청소년기에

미술관이나 화랑이 많지 않고 그 문턱 또한 여전히 높은게 우리의 현실인데,

'미술이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 쉽고 성실하게 대답해 주고 있어서

미술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고 작품 속에서 어떤 의미를 살펴봐야할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무엇보다 미술은 ​어려운 것 혹은 그 누구에게는 큰 관심없는 것이었는데,

각각의 화집의 성격을 중심으로 작품 감상의 폭을 넓혀주고 있어서

이 책 안에 담긴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상이 되고 있음을 느낄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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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에서 만난 웃는 철학자와 우는 철학자는 보고 또 봐도 눈길이 가는 작품인데요,

이 책에서는 상반되는 이 두 작품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네요.

왼쪽의 작품은 웃는 철학자 데모크리투스이고

오른쪽의 작품은 우는 철학자 헤라클리투스인데요,

두 점의 그림을 번갈아 보는 동안 우리의 마음은 활짝 개었다가 찌푸리게 되네요.

이런 이심전심의 마음을 루벤스가 웃는 철학자와 우는 철학자 그림을 내세워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도 덩달아 웃고 우는지 몰래 관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아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인문학자들이 정반대의 세계관을 가진 두 철학자를

그 들의 입장으로 나누어 토론하며 비교를 하다보니

이 상반되는 작품안에서 철학자들이 짓는 웃음과 눈물의 속마음까지

루벤스는 읽고 표현할 줄 았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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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트베르펜 도제 시절 루벤스는 미켈란젤로의 '레다와 백조'를 보고 따라 그렸어요.

물론, 완전 똑같이 따라 그린것은 아니에요.

미켈란젤로의 사라진 원작은 실내를 배경으로 신과 인간이 사랑한 결과를 보여주며

레다는 비극을 잉태하는 줄도 모르고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사랑에 빠져서 알을 낳았어요.

하지만, 루벤스의 '레다와 백조'는 야외의 들판에서 둘의 첫 만남을 다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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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가 형 필립과 함께 로마에 있을때,

산타 마리아 인 발리첼라 교회의 主제단화 그림을 그려 달라는 주문을 받았어요.

루벤스의 첫 번째 제단화는 구성 짜임새가 너무 완벽해서 거부당했지만,

로마에서 배운 명암법으로 결국 '발리첼라의 성모' 가 완성되었어요.

그렇다면 첫 번째 완성했던 제단화의 행방은 어찌되었을까요?

루벤스가 안트베르펜으로 돌아올 때 그림을 가져왔고,

결국 어머니가 묻힌 교회에 걸게 되었네요.

지금은 프랑스의 그르노블 조형 예술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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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페로 이야기' 다들 한번쯤 들어보셨죠?

루벤스는 고대 로마의 역사가 발레리우스 막시무스가 쓴 책

'로마의 기억할 만한 언행들' 에 나오는 효녀 페로 이야기를 다루었어요.

아버지 키몬이 죄를 짓고 감금되어 사형될 날짜를 기다리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어요.

사형수에게 먹을 것을 금지한 재판부의 명령때문이었지요.

이에 딸 페로가 아버지를 몰래 찾아가 젖을 물려서 살려 냈다고 하네요.

이 책은 민담과 소문을 엮은 책으로, '키몬과 페로'이야기는

​자신을 낮춤으로서 덕목의 본보기가 된다​는 사례로 실었다고 하는데요,

처음엔 좀 거부감이 들던 작품인데, 점점 작품속 페로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네요.

딸이 아버지에게 젖을 물리는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지만,

때를 놓치면 아버지는 감옥에서 굶어 죽고 말았을거예요.

공적 규범과 혈연의 의무 사이, 공과 사의 상반된 가치를 저울에 올렸을 때,

저울의 눈은 어디로 기울어야 할지??

루벤스는 이런 문제를 친구들과 더불어 토론하기를 즐겼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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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루벤스가 '키몬과 페로'를 그린 두 번째 그림이에요.

굶고 있는 사형수가 여러 날이 지나도록 멀쩡하더라는 말이 재판부의 귀에 들어가고

재판부는 간수들을 시켜서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는데요,

루벤스가 그린 두 번째 그림에는 키몬과 페로 그리고 군인 두 명이 더 보이네요.

오~~이런!!

이런 사정을 파악한 재판부의 결정은 어땠을까요?

딸 페로는 재판부의 명령을 어기고 아버지에게 먹을 것을 주었으니 죄를 지은셈인데....

그러나,

부끄러움의 허울과 도덕의 비난을 무릅쓴 페로의 효심이 기적을 불러 일으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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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메치치와 루이 13세

​스물일곱에 프랑스 국왕 앙리 4세와 결혼하면서 이탈리아 출신으로 프랑스의 왕비가 된 마리.

10년 뒤 남편을 잃고 어린 아들 루이 13세를 대신해서 섭정을 펼치는데,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도 왕권을 넘기지 않고 권력을 움켜쥐고 있다가 권좌에서 밀려나네요.

이때 마리는 루벤스에게 뤽상부르 궁에 자신의 생애를 과시할 대형 그림들을 주문하게 되어

<운명의 여신들과 마리>, <마리의 출생>, <마리와 앙리 4세의 대리 결혼식>,

<마리 드 메디치의 마르세유 입항>, <마리의 발루아 성 탈출>, <여왕 마리와 섭정의 행복>,

<진실의 승리> 등을 완성시켜 보내게 되는데,

실물보다 훨씬 젊고 우아하게 그려진 자신의 모습에 마리는 매우 흡족해 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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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루벤스의 '자화상'이에요.

삶은 죽음을 모면할 수 없으나, 예술은 시간을 이긴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루벤스의 붓은 고대와 현대의 거장들로부터 배움을 얻어 북유럽의 미술을 꽃피웠고

그는 붓을 통해 우정을 기록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존재를 확인하였네요.

또 신화와 알레고리를 통해서 전쟁의 무서움을 경고하고 평화의 가치를 설득하기도 했어요.

​루벤스의 남다른 재능과 고결한 성품은 삶의 위기에서 동아줄이 되었고

그의 노력과 절제는 달아나는 기회의 앞머리를 붙드는 밝은 눈이 되었던 이야기가

​운명은 위기와 기회를 함께 내민다​는 것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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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의 작품에 관심은 많았으나,

어떻게 감상해야할지 막막했던 마음에 작은 빛줄기가 생긴것 같아요.^^

그림으로 만나 세계의 미술가들 시리즈에는 ​루벤스 이외에도

외국편과 한국편으로 나뉘어 더 많은 작품들에 다가설 기회가 준비되어 있네요.

아직 이 시리즈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고 하니깐,

앞으로 미술관 나들이에 앞서 미리 만나보고 가면 좋을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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