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3년 - 레벨 1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3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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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3년 시리즈가 생각지못한 장소에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깊이 숨겨두었던 아픔을 꺼내어 치유하는 이야기였다면,

이번에 읽게 된 '기차에서 3년'은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긴 주인공 상아가 

또 다시 비슷한 상황에서 좀 더 용감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사실 아무리 반복되어도 갇히는 상황이 익숙하고 편안할 수는 없을꺼에요.

오히려 더욱 끔찍하고 몸서리치게 될것만 같은데,

주인공 상아는 3차례의 갇히는 경험을 통해 내면이 제법 탄탄해졌어요.

상아를 보면, 극한 상황에 대처하는 힘이 남녀노소의 문제는 아닌듯 싶어요.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임을

상아가 몸소 보여줬으니까요~!!

 

3년 시리즈는 한창 내면이 성장하는 초등 중학년 아이들이 꼭 한번 읽어줬으면 싶어요.

화장실에서 3년 / 도서관에서 3년 / 기차에서 3년

혹시, 상아처럼 어딘가에 갇혀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상아처럼 20대 중반쯤 엘리베이터에 홀로 갇혔던 적이 있어요.

늦은 퇴근을 서두르다가 그만! 고장났다는 안내문을 못 보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는데,

문이 닫히자마자 "덜컹~!"하며 엘리베이터가 흔들리더니 그대로 멈춰버렸었네요.

그때까지만해도 '비상벨'을 누르면 누군가 와서 도와줄꺼라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비상벨을 아무리 눌러도 저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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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떠오른 건 다음날부터 3일간의 연휴가 시작된다는 사실이었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꼼짝없이 월요일까지 갇혀있어야한다는 생각에 순간 울컥했지만,

그대로 포기하고 울고 있기 보다는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으려 나름 애썼던 것 같아요.

그 당시 휴대폰이 있었다면 전화한통으로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에요.

결국 굳게 닫혀있던 엘리베이터 문을 안쪽에서 힘껏 두 주먹으로 두드리며 SOS를 요청했네요.

나중에 엘리베이터 정비를 하시던 기사님 말씀으론 제가 갇혀있던 시간이 15분 내외일거라고 했는데,

사실 제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느꼈던 시간은 몇 시간쯤 흐른것 같았어요.

그래서, 3년 시리즈에서 '3년'이 가리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저는 좀 알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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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할아버지댁에 갔다가 사촌인 별아 언니랑 둘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폭풍우 때문에 기차가 한강 철교 위에 비상 정차를 하게 되었어요.

그 동안은 상아가 혼자 갇혔었는데,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특히 상아가 잘 아는 별아 언니와 함께 기차에 갇히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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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은 금새 저마다 전화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소란스러웠어요.

이어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어 생기는 불안감에

어른들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기차 안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어요.

다행히 두 어른의 싸움을 말리는 분이 계셔서 거친 싸움은 멈췄지만,

이미 놀랜 아기의 울음은 멈출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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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자, 또 다시 기차안은 소란스러워졌어요.

상아는 아빠의 권유로 불게 된 오카리나를 만지작이다가

문득 아빠가 한 말이 떠올랐어요.

"진심으로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은 상대방을 감동시킨단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서툰 솜씨지만,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를 불기 시작했어요.

어수선하던 기차안이 조용해지면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듯 하더니,

아기가 울음을 그치고 몇몇 사람이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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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여린 아이지만, 상아의 용기에 저는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모두가 똑같이 두렵고 힘든 상황이었는데,

상아는 누구를 탓하지도 누구에게 화를 내지도 않았으니까요.

과연, 내가 기차안에 갇힌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만약 저라면 안타깝게도 휴대전화를 들고 살려달라며 외치고 있을것 같네요.

저는 지금부터 내면을 좀 더 달련시킬 필요가 있겠어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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