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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9 - 악마의 통조림 ㅣ 구스범스 9
R. L. 스타인 지음, 이원경 옮김, 이영림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이번에 구스범스 9권 악마의 통조림을 읽게 되었는데요,
문득 저의 어릴적을 떠올리게 되었네요.
그때가 딱! 언제쯤이다라고는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매일같이 무서운 꿈을 꾸게되어
밤에 잠이 들때면 동생 손을 꼭 붙들고 잠을 청했던 적이 있어요.
그럼에도 그 두려움은 좀처러 사그러들지 않았어요.
어느 날은 엄마아빠에게 이런 이런 꿈을 꿨다고 말씀을 드리며 도움을
청해봤는데,
"음...○○가 크려나 보다~" 라고 말씀하시고는 마시더라구요.
그 순간에는 '그게 뭐야? 진짜 무서워 죽겠는데....'
라는 생각만이 컸는데 지나고 보니 그때 이후 제가 조금 큰 것
같네요.^^
제 스스로 만들어낸 두려움에 갇혀서
한 동안 긴장하고 그 덕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점점 그게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며 두려움을 극복했던 것 같거든요.
여기 구스범스 9권 악마의 통조림에 등장하는
어린 친구 '에반'도 딱 저의 어릴적 모습이랑 비슷해요.
또, 형제들을 키우면서 각각 다른 시기에 찾아온 '분리불안'도
떠오르네요.
엄마아빠랑 떨어지는 것은 물론 눈에서만 안보여도 울면서 두려워하던 때가
있었는데,
에반의 집에 문제가 생겨서 에반 홀로 낯선 고모할머니댁에 맡겨지면서
에반의 두려움 극복기가 시작되거든요.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한 번쯤 엄마아빠와 분리되어 나 혼자가 되어 본 친구들이라면
아마 크게 공감하면서 읽게될 것 같아요.
나를 지켜줄 사람이 그 순간에는 정말 나뿐인거잖아요.
그러다보니 주변의 모든 것들은 더욱 낯설고 마음은 불안한거죠.
너무 격하게 공감하면서 읽어서인지
거의 끝부분에 등장하는 고양이 '새러베스'의 본래 모습에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렸네요.
어쩜...이렇게 빠져들며 읽었던 걸까요?ㅋㅋㅋ
순간 너무 무섭더라구요.^^
분명 검고 작은 고양이었는데 한 순간 뜨악했네요.
이 모든 것들이 에반의 두려움속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것을
에반이 깨닫게 되는 순간 에반은 조금 성장하게 되요.
누군가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는 무척 좋아하면서
책으로 만나는 무서운 이야기는 엄마랑 함께 읽고 싶다는 형제들이네요.
'악마의 통조림'은 우리 형제들에게도 조만간 한 개씩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뭔가 두려워하는 허상이 생긴다는거
어릴때는 그렇게 싫고 두려웠는데...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가 참
좋았네요.^^
구스범스 9권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아이의 생각을 한뼘 더 자라게 도와주는 책'
이라고 정리하고 싶네요.
좌충우돌 하면서 건강하게 자라날 아이들이 꼭 한번 읽어 봄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