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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순 평전 - 무위당의 아름다운 삶
김삼웅 지음, 무위당사람들 감수 / 두레 / 2019년 5월
평점 :
이영희 '대화' 속에 존경하는 분으로 무위당 장일순 선생을 언급하는 부분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인연으로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를 읽게 되었고, 상당한 감명을 받은 바 있었다. 무위당에 대한 평전을 통해 그의 삶과 민주 운동과 생명 운동에 대한 그의 기여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딱 한 가지 궁금함과 아쉬움을 느낀 곳이 있었다. 91년도로 기억하는데, 김지하씨의 조선일보 투고 사건에 관하여 투고한 신문사가 조선일보라는 점을 비판하는 대목에서이다. 당시 공안정국이라고 이름 붙이던 91년 무렵은 그래도 민주화로 방향을 잡아 앞으로 나가던 도상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시 군에서 전역하여 공부하던 나로서는, 연속적으로 벌어지던 분신자살 투쟁으로 인해 마음에 큰 괴로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김지하씨의 투고는 생명을 운동의 이념의 도구로 던져버리는 잘못을 지적하고 꾸짖는 글이어서, 나에게는 참으로 진실을 외치고 용기 있는 글로 받아들여졌고, 그 생각은 이 평전을 읽은 지금도 동일하다. 그런데 이 평전에서 그 글의 내용에 대한 평가를 명시하지 않은 채 투고한 신문사를 나무라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이 평전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심은 김지하의 글 내용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된다. 그 내심이 평전 저자의 것인지, 장일순 선생의 것인지 알 수 없다. 만약 그런 내심이 장일순 선생의 생각이었다면 그 생각은 전혀 그의 생명 사상에 부합하지 아니한다고 생각된다. 평전 작가로서는 그 사건에 대한 장일순의 생각을 분명히 기술하였어야 할 것인데, 기술하지 아니한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 내심이 평전 작가의 것이라면, 평전 작가로서 월권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