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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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3권이나 있는데 늘 대출 중이던 책이다.
이 책의 인기에 대해 의문이 많았는데 읽어보고 알았다. 왜 그렇게 인기인지.

장르가 불분명한 이 저작물은 스릴러 구조의 스토리텔링과 감성적 에세이, 지적 확장을 목적으로 하는 논픽션의 장점을 고루 가져와 버무렸다.
고백적이며 화려한 비유로 점철된 특유의 문체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실존인물의 실화를 다루며 빠지게 될 함정 위에 합판 다리를 놓은 효과를 낸다. 고발이나 정의 구현, 선악의 선명한 구분 대신 저자가 선택한 것은 자기고백적인 회고이다. 모험서사나 순례자서사와 같은 픽션의 구조를 따라 만들어진 정교한 플롯을 따라가면 저자가 오랜 방황 끝에 획득한 삶의 의미에 도달하게 된다.

잘 쓰여진 책이고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무엇보다 범주구분의 해체라는 당대의 이데올로기 현안에 복무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내가 본 중 가장 우아하고 영리하며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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