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의 삶

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생존했던 시기의 일이 아닌 과거 속의 한 흔적을 따라가 그 시대의 정황까지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역사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을까. 손가락 한두 가지로 헤아릴 수 없는 각 시대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방대하여 역사라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고 도망치고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보이지 않은 것 같아 이제 와서 생각해 보건데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역사와 그 시대에 생존했던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분명 현재의 시간과도 깊은 연관이 있고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단순히 작가가 써놓은 글을 통해 한 인물의 생애를 받아들이고 알아가는 우리도 이러할 진데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역사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다시 재구성하여 집필해야 하는 작가들의 노고야 말을 해 무엇 할까.

기본적으로 논개라는 이름은 그렇게 낯설지 만은 않다.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는 하나 부가적인 설명을 이야기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주로 과거 역사의 한 줄기 안에서 이름을 알린 여인들의 삶은 더할 수 없이 고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가녀린 여인의 생애가 왜 그리도 쉽지만은 않은 것인지 이 또한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운명이라는 두 글자로 단정 짓기엔 더 없이 궁금함이 더해진다.

읽으면서도 같은 여자로써 그녀의 삶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인간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문제도 한 몫 할 것이다. 우리 인간이 이 생에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자신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듯이 하물며 왜란의 잦은 침략과 전반적으로 불안한 정세 속에 살아야 했던 일조차도 그녀의 삶이 그리고 죽음이 평탄치 않으리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다만 후회 없이 사랑했고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을 논개. 여인의 몸으로 기생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의 길에 힘든 시기를 더욱 더 가중화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작가마다 자신들의 주관적인 견해를 부여해 이야기를 그리고 있듯 논개라는 여인의 삶은 이 책에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해석되어있을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평탄치 않은 운명 앞에서도 무릎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살았던 여인이라는 점이다.

역사를 벗어나지 않고서는 현재 우리의 삶 또한 없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 한 인물의 생애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의 주된 핵심은 작가가 그리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리라. 전반적으로 이 책에 대한 어떤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고 담담히 책을 읽어 내려갔다. 아직은 내가 한 인물의 생애를 논하기엔 더 없이 부족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