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 살인
아르노 들랄랑드 지음, 권수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사실 그 동안 추리소설을 즐겨 읽은 적이 내 기억에 별로 없다. 하지만 일상의 지루함에 빠져있을 때 추리소설을 읽어보면 뭔가 긴장감 있고 살아있다는 생동감이 들어 줄곧 찾게 되는 것 같다. 단테 시리즈는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간 접해본 적이 없어서 더 호기심이 가던 참이었다. 영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소재,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1756년 베네치아라는 도시에서 유명한 배우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생각만해도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 잔인한 사건의 실마리는 무엇일까. 총독은 피에트로 비라볼타라는 이를 지목해 이 사건을 해결해보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연이어 일어나는 잔혹한 연쇄극, 그 자체도 놀랍지만 도대체 누가 무엇 때문에 이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두근거리는 가슴 진정시킬 수가 없었지만 이런 긴장감 때문인지 글은 더 잘 읽혔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피에트로는 찾게 된다. 알고 보니 단테의 신곡에 묘사된 형벌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을 희생양으로 몰고 간 이유가 단순한 목적이 아닌 국제적인 음모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무엇을 성취하고자 이런 연쇄극을 벌인 것일까. 이 책의 배경은 베네치아이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정치적인 사회적인 음모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다만 이 처참한 살인이 이루어지고 있는 배경이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네치아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저자는 이 책의 잔인성을 더 드러내고자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선정한 것이 아닐까. 독자들은 그 시대의 사회적인 흐름과 정치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이 사건에 내포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놓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이 소설의 주가 되는 스토리와 시대적인 역사까지 흥미진진하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한없는 욕망에 휩싸여있는 인간 군상들에 의한 또 다른 이의 안타까운 희생이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이어지는 것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단면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너무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읽기 시작한다면, 이 전의 단테시리즈를 읽은 기억이 좋게 남아있다면 이번 책으로 얻게 될 즐거움도 크지 않을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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