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유 - Everyone Says
이미나 지음 / 갤리온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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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우리 인간의 삶에 어떤 의미일까. 살다보면 여러 경고를 통해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이에게 조언자가 되어주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 속의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에 쉽게 동화되기도 한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끝없이 등장하는 주요 화두가 바로 사랑이다. 이 전의 “그 남자 그 여자”를 통해 가슴 시린 사랑이야기로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공감을 전해주었던 작가 이미나씨가 이번에 또 하나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요 테마 역시 사랑이지만 각각의 단편 이야기와 함께 사랑하는 이에게 차마 전하지 못했던 말을 독백 형식으로 엮어 들려준다.  


메마른 대지의 단비처럼 촉촉하고 달콤한 사랑, 그 사랑이 왜 항상 우리에게 행복만 전해주지는 못하는 걸까. 현실의 사랑과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랑의 색깔은 다른 것일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랑의 모순에 우리는 안타까워하고 아파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랑을 꿈꾸는 이들. 기다리는 이들. 하고자 하는 이들. 나에게 상처를 주고 떠난 이에게 하고 싶었던 말. 그(녀) 앞에서 할 수 없었던 단 몇 마디의 말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독백으로 담겨 있다. 사랑 앞에서 한없이 작아져야만 했던 한 남자. 자신의 진심을 차마 고백할 수 없었던 이의 마음. 타인에게 전해져야 할 메시지를 놓치고 또 후회하고 마는 이들.


이들의 모습은 과거 나의 모습일 수도 있고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이들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 사랑은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눈을 마주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사랑을 꽃피울 수 있는 법. 끊임없이 엇갈리는 이들을 바라보는 것만큼 안타까운 것이 있을까. 그 무엇으로도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바로 사랑의 휴유증이 아닐런지. 비록 시간만이 약이 되겠지만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


이 책의 주요 에피소드는 동희라는 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 성재는 옛 연인 정은을 잊지 못하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동희의 마음은 너무나 아프다. 그런 동희 곁을 지키며 한없이 아파하는 남자 동욱, 그리고 짝사랑을 하는 승민까지. 이들은 누군가를 바라보고 사랑하고 기다리고 그 안에서 사랑을 찾아간다. 비록 한 방향을 바라보는 사랑은 아니지만 그들의 내면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숨길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용기 내어 고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백이라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 사랑은 어떤 보답을 바라지 말고 내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그럼에도 우리는 내 한량한 사랑의 그릇에 누군가의 사랑을 담고 싶어 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우리의 바램.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할수록 우리는 한 번의 더 성숙기를 거치는 셈이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가. 비록 완성되지 못할 사랑이라 할지라도 사랑을 또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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