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당당하게 대처하자

사랑을 잃고 살아남는 법
헤럴드 블룸필드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06년 11월

 󰡒사랑을 잃고 살아남는 법󰡓 책 제목부터가 뭔가 의미심장하다. 사랑이 대체 무엇이고 이별은 우리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이기에 이토록 강한 설파를 하는 것일까. 이 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심리학자인 저자가 사랑을 잃고 난 이들이 겪는 이별의 아픔을 잘 받아들이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별을 경험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이별을 겪은 후에도 혼자 슬픔에 못이겨 눈물만 흘릴 뿐.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예전에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라는 드라마를 방영한 적이 있었다. 이런 드라마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참 재미있다. 사랑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비법과 명언과 공식처럼 연인들의 이별에도 공식이 있다고 한다. 그간의 드라마만 살펴보더라도 이별을 눈앞에 둔 주인공들은 항상 슬픈 눈물을 흘리며 서로의 미래를 축복할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만남도 이별도 너무나 쉽게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

기존 드라마의 관행을 버리고 나를 차버리고 떠난 그에게 내 남은 감정과 상처에 대한 보상을 당당히 요구하는 시대. 사랑이 끝났다고 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사랑을 한 것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 바로 이별에 대한 에프터 서비스가 아닐까.

이 책에 제시되어 있는 94가지 방법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또한 기존에 무수히 많이 시도해 본 방법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데 있어 정해진 룰이 없듯이 이별을 위한 훌륭한 해결책도 없다. 이것이 진정한 정답이 아닐까 한다. 다만 슬픔을 못이겨 대책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을 이들에게는 1%의 희망이라도 안겨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슬픔은 조용하다. 끔찍하리만큼 고요하다.

맹렬한 공포이며 엄청난 치욕.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워 감당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어

지금까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산산히 부숴버리고 마는...

무기력하고 희망도 없이 공포에 휩싸인 채,

온간 오해 속에 시간은 정지해버리고, 몇 년 동안 끊임없이 파멸로 몰아가는 것.

세상의 모든 행복한 것들 안락한 것들 믿었던 것들에게

분노하고 저주를 퍼붓는다.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것을 협박하는 것.

슬픔은? 조용하다.

이별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 실로 얼마나 지대한가? 책 속의 구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시간이 이별을 해결해준다고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당당하게 이별의 시간도 즐기며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기를, 그런 멋진 우리들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