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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은혜다 - 브레넌 매닝 회고록
브레넌 매닝 & 존 블레이스 지음, 양혜원 옮김 / 복있는사람 / 2012년 8월
평점 :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내와 다툰적이 있다. 머리속으로는 '은혜는 어떤 사람이든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 주는 것이다.' 라고 되내이고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시끌벅적한 그런 다툼은 아니었지만 내가 언짢아한다는 것은 눈치챘을 것이다. 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때는 더 그러한것 같다. 어떤 이유에선지 나를 밀쳐낸다 느껴지니 썩 기분이 내키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 것은 정말 힘들 일인것 같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태도까지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이 은혜다>는 브레넌 매닝의 회고록이다. 그의 일생이 자신만의 목소리로 기록되어 있다. 참 독특한 목소리를 소유한 것 같다. 책을 통해 짐작해보기는 분명한 확신가운데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적잖은 사람들이 그에 대하여 오해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의 메세지에 대하여 ‘값싼 은혜’라 말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브레넌의 삶이 그의 메세지를 받쳐주지 못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브레넌도 이런 비슷한 얘기를 이렇게 말한다. “나는 강단에서 혹은 책의 지면을 통해서 … 이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그런데 이제 며칠간 나는 동등한 자격으로 이 사람들과 같은 방에 있게 될 것이다.” 그가 이렇게 적고 있는 이유는 그가 이 사람들과 같은 처지인 깨어진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혼남이 된것이다. 그것도 알코올 중독때문에 이혼을 당했다.
브레넌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을 회고한다. 어릴적 어머니로부터 깊은 상처로부터 시작하여 평생동안 절처히 망가진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는 어릴 적 어머니께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 “큰 인물은 못”되리라는 핀잔은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에 대한 의문을 평생 품게 만들었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영적인 가면은 평생동안 벗어내기가 함들었다. 한국에서 군생활을 보내기도 하고 카톨릭에서 사제서품도 받았다. 그렇게 해피앤딩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인생은 누구도 축복해주지 않는 결혼으로 전환기를 맞는다. 사제가 결혼이라니. 허나 결혼생활도 오래가지 않아 파혼을 당한다. 그것은 스스로 게임이라 부르는 알코올 중독때문이다. 그것은 숨박꼭질 같다. 진실은 감추고 겉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거짓말로 도배되어 찾아내기가 힘든 그것 말이다. 이런 기구한 인생은 그저 불쌍한 인생이다 여겨질 정도의 동정을 받아내기가 힘들정도다. 왜냐면 기회가 있을때마다 그는 여전히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의 일생을 통해 배운 은혜를 이렇게 술회한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만났는데 다시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게무슨 가당치도 않은 답변인가. 값싼 은혜라는 공격의 빌미는 여기에서 제공된다. '어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는데 도로 죄를 뒤집어 쓸 수 있는가’라는 말을 들어도 쌀 정도의 유약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책은 처음 접한다. 복음은 일생일대의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수도없이 들어왔다. 그런데 말짱 도루묵이잖나. 그가 그랬다. 어떻게 말하기가 뭐할 정도로 형편없는 인생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사건 사고를 당해 갑자기 손쓸 수 없는 일을 경험 했다거나 그래서 힘겹게 되었다기 보다 그를 얽매었던 죄악된 습관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그를 만나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그는 ‘천박한 은혜’라고 말한다. 이 천박한 은혜는 무분별한 연민이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것은 값싼 것이 아니라 공짜라는 것이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아니 도대체 은혜라는 것은 무엇인가? 은혜란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는 것인가? 브레넌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은혜와 그에 대한 반응은 구분지을 수 없는 것 같다. 어떠한 변화가 없음에도 부어지는 은혜는 그의 인생에서 뒤섞여있어 자칫 발견하기가 어렵다. 돌아보건데 그동안 나는 내가 되어야하는 모습을 위해 나자신을 억누르며 은혜를 지켜왔던 것 같다. 정말이지 브레넌을 통해 보게되는 하나님의 은혜는 파격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은혜가 그렇다면 난 그동안 은혜를 많이 오해해 온것이 틀림없다. 은혜란 그런것 같다. 우리의 영원히 풀리지 않는 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