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타까운 유작

도라 대미지의 일기
벨린다 스탈링 지음, 한은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다른 무엇보다도 다음 책이라면 분명히 나아 질 미숙함과 그 와중에도 성실한 고증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능숙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책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이렇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단 한 권을 마지막으로 별이 되셨다는 것이네요.

19세기 대영제국의 전성기. 그 경제 문화적 발전 속에서, 가장 발전했다는 나라의 여성은 여전히 사회적 금기에 갇혀 있었습니다.

주인 공인 도라는 유일한 경제활동자인 남편이 일을 할 수 없게되자,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생계 전선에 뛰어 들게 됩니다.

여성이 직업을 가지는 것이 금지인 시대, 여성을 위한 단체들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도라는 고민 끝에 남편이 일하던 제본사의 길에 뛰어들게 되고, 뛰어난 재능을 보이게 됩니다.

도라가 금기를 깨고 자립하게 되는 이유가 가족을 위해서라는 고전적인 이유였다면 도라가 자유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자립하게 되는 것은 제본사 일을 하게되면서 독서를 통해 얻는 지식이라는 점이 매우 인상 깊습니다.

단순히 페미니즘 차원을 넘어 사람으로서 자립하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과 지식 습득의 소중함.

그리고 무엇보다 치밀한 고증에 따른 당시 상황 묘사를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